명절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대표 이상대 목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향교회 사례를 소개한 박삼수 목사(논산주사랑교회)와 박재영 목사(춘천사도행전교회), 이 목사, 부대표 박경배 목사, 교단대표 설동주 목사, 집행위원장 서길원 목사 ⓒ이대웅 기자
'명절 고향교회 방문 11년차 캠페인'을 위한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미래목회포럼(대표 이상대 목사) 주최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개최됐다.

미래목회포럼은 설과 추석 명절마다 고향을 찾는 성도들이 '고향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고 목회자와 성도들을 격려하자는 캠페인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슬로건을 '올 추석, 고향교회 방문으로 감사와 기쁨 나눠요'로 정했다.

먼저 환영인사를 전한 대표 이상대 목사(서광성결교회)는 "한국교회 큰 문제 중 하나가 양극화로, 대도시 교회들은 성도들이 늘어나지만 농어촌 고향교회는 성도들이 도시로 이주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최소한 명절 때라도 고향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캠페인을 11년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1천여 도시 교회들에서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어 감사드리지만, 더 많은 교회가 참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도시 교회들은 농어촌 고향교회에 신앙적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이를 조금이나마 되갚고 상생하는 일에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집행위원장 서길원 목사(상계감리교회)는 실천방안을 소개했다. △추석 명절 연휴 기간인 9월 13-17일을 고향교회 방문 주간으로 정하고 △고향교회 출석을 강요하기보다는 이를 앞둔 9월 4일과 11일 주보에 고향교회 방문을 권유하는 광고를 게재하며 △방문 주간에는 차량 운행을 중단한다.

또 △이번 기간에는 주일이 들어있지 않으므로 새벽기도회나 수요예배 등 공 예배시 고향교회를 방문하고 △고향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일선 현장을 지켜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실천 후 캠페인 참여와 실천소감을 미래목회포럼 홈페이지 게시판에 남긴다.

서 목사는 "고향교회에 가서 특송을 하거나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드리는 등 기념될 만한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캠페인 전개 이후 고향교회 방문이 5%에서 30%로 늘어났는데, 성도들의 고향교회 방문이 정기 행사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부대표 박경배 목사는 취지설명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 꿋꿋이 고향을 지키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신앙의 '못자리' 같은 농어촌 교회를 가슴으로 보듬는 이 캠페인이 확산되면 좋겠다"며 "한국교회 모두가 추석 한가위를 앞두고 '내 교회'만이 아니라 주변 작은교회들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면서, 경제적 어려움 속에 외롭게 신음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참여발언에 나선 교단대표 설동주 목사(과천약수교회)는 "많은 대형교회들이 명절에도 자기 교회에만 출석하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 애착과 자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만큼 한국교회에 개교회주의가 만연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설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와 유리된 채 그들만의 공간으로 변질되거나 게토화되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결국 본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되어 손가락질을 받고 말 것"이라며 "이 캠페인이 한국교회가 함께 상생하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 캠페인이 나아가 한국교회가 상생하는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캠페인을 도시-농촌 교회 간 농수산물 직거래 연결고리 등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작지만 격려가 될 것이다. 농어촌에 산재한 어려운 교회들을 외면하고 도외시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향교회 방문을 위한 호소문도 발표됐다. '도시 교회와 고향 교회 함께 손잡고'라는 제목으로 양양하조대교회 김승율 목사가 작성한 호소문에서는 "초고령사회인 농어촌 마을은 초등학교가 폐교된 상태이거나 폐교 절차를 진행 중인 학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농어촌 교회는 목회자 부부와 자녀들과 함께 마을 공동체에 좋은 영향을 주면서 중심적 역할로 마을을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농어촌 마을교회와 목회자 가족들은 노후화된 교회 건축물과 최저 생계비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교회 부흥에 장애가 발생할까 염려돼 기초수급자 신청도 못 한 채 견디고 있다"며 "도시 교회의 모태인 농어촌 마을 건강 유지와 교회 부흥을 위해 한국교회가 피서철과 명절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고향교회는 관계 중심의 전도를 하게 되는데, 고향에 계신 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성도들이 명절에 고향을 방문한 기회로 함께 교회에 출석하고 목회자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다면 좋은 신앙인과 교회 일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어촌 교회는 목회자 홀로 모든 예배를 인도하고 경제적 부담으로 휴식도 할 수 없는 상태인 만큼, 함께 손잡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회계 김희수 목사(구리성광교회)의 합심 및 오찬기도와 기자들의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