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까지 500만 명의 동독인들이 자유를 찾아
서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반면 서독에서 동독으로 이주한 사람은
50만 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 서독 출신의
'호르스트 카스너(Horst Kasner)' 목사 가족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유를 찾아 많은 사람들이 떠나버린 동독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믿었고, 겨우 6주된 신생아를 데리고 동독으로 향했습니다.
그 곳에서 카스너 목사 가족은 자유를 억압하는 현실에 맞서며
청지기의 삶을 살았습니다. 카스너 목사는 딸 앙겔라를 신앙으로 엄격하게 키웠습니다.
그러나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동독은 목회자 가족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지 않았습니다.
앙겔라는 꿈꾸던 교육자의 길을 걸을 수 없었고,
아버지의 권유로 물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장벽이 무너지고 동토의 땅에
자유의 물결이 흘렀습니다. 동독에서 자랐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이해했던 그녀는 통일 독일에 필요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논리적인 언변과 신중한 행동으로 성공적인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2005년, 그녀는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동독 출신 총리가 되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을 넘어 유럽 연합을 이끌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랑은 눈앞에 있는 고난을 치워주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을 극복하고 개척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것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모습과 불굴의 의지로
역사를 움직이는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차종율 목사/새순교회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