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동떨어져 변혁 없는 ‘회심’ 어떻게 봐야 할까?

이지희 기자 입력 : 2016.08.17 17:53

세계선교학회, 제14차 총회서 심도 있게 논의… 새 부회장에 박보경 박사

세계적인 선교학자들의 교류와 연구의 장을 제공해 온 세계선교학회(IAMS, 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Mission Studies) 제14차 총회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진행됐다.

1972년 네덜란드 드리베르겐에서 창립돼 4년마다 국제학술대회와 총회를 개최해 온 IAMS는 이번에 전 세계에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200여 명의 선교학자와 20여 명의 국내 선교학자를 초청해 '회심과 변혁: 종교적 변화에 대한 선교학적 접근(Conversions and Transformations: Missiological Approaches to Religious Change)'을 주제로 대회를 진행했다.

4개의 주제논문과 140여 개의 소논문 발표, 8개 주제(성경연구와 선교, 어린이·청소년과 선교, 문서·아카이브·참고문헌·구술기록, 선교와 젠더, 치유·성령론, 종교간 대화, 종교자유·핍박과 종교, 선교신학)에 대한 스터디 그룹이 5차례씩 진행되어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주일인 14일에는 5그룹으로 나뉘어 한국 대형교회, 한국 초기교회, 한국의 작고 독특한 교회, 비무장지대(DMZ), 한국의 고궁 등을 방문하며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철책선을 따라 걷고 땅굴을 방문하는 비무장지대 방문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세계선교학회(IAMS) 제14차 서울 총회 기자회견
▲세계선교학회(IAMS) 제14차 서울 총회 기자회견이 16일 장신대 선교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문상철 IAMS 제14차 서울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총괄실행위원장, 박보경 IAMS 신임 부회장, 미카 베헤캉가스 IAMS 전 회장, 폴 콜만 IAMS 신임 회장이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15일에 진행된 총회에서는 새로운 실행위원을 선출했다. IAMS 신임 회장으로는 부회장으로 활동하던 폴 콜만(Paul Kollman) 박사가, 신임 부회장으로는 박보경 박사가 선출됐다. 미국인인 폴 콜만 회장은 노트르담대학의 신학교수이자 홀리크로스수도회 신부로,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을 집중해서 연구해 왔다. 박보경 부회장은 장신대 선교학 교수이자 장신대 세계선교연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IAMS 회장단으로 선출된 사례는 고 전재옥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IAMS 회장으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활동한 것이 있다. IAMS 부회장이 차기 총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되는 관례에 따라 박보경 부회장은 4년 뒤 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IAMS 제14차 서울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는 16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회에 대한 성과와 평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미카 베헤캉가스(Mika V'h'kangas) 전 회장, 폴 콜만 회장, 박보경 부회장, 문상철 한국준비위원회 총괄실행위원장, 최형근 한국준비위원회 공동회장 등이 참여했다.

핀란드 출신으로 스웨덴 룬드대학 교수로 활동하는 미카 베헤캉가스 전 회장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로 "'회심과 변혁'이라는 주제를 넓혀 아주 다양한 전통을 가진 학자들이 모여 토론과 연합의 장을 마련한 것"을 꼽았다. 그는 "또 선교 사역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심과 변혁'을 주제로 선교를 위해 토론한 것이 성과"라며 "이와 관련한 새로운 통찰력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회심에 관해 그는 "회심은 통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며 교리적인 측면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통찰력을 얻었다"며 "회심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에 대한 연구가 통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번 주제에서 회심과 변혁이 모두 복수로 사용되면서 타종교에서 기독교로 회심하는 경우와 기독교인이면서 회심 혹은 갱신, 회개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 개인적 차원에서의 회심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모든 영역과 사회 전체로 확장시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카 베헤캉가스 전 회장은 이어 "기존의 회심에 대한 주제를 사회학적,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들이 시기적으로 오래전에 진행된 것이라 사회학적, 심리학적으로 회심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새롭게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동안 회심에 관한 신학적 접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신학적 연구와 함께 경험적 연구와 신학적 연구 간의 연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계선교학회(IAMS) 제14차 서울 총회 기자회견
▲왼쪽부터 박보경 IAMS 신임 부회장, 미카 베헤캉가스 IAMS 전 회장, 폴 콜만 IAMS 신임 회장이 질문에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에 참여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폴 콜만 회장은 이번 대회에 대해 "한국에서 IAMS 총회가 처음 열린 것이 굉장히 의미 있으며, 한국적 상황에서 회심이라는 주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한국인들이 보여준 환대 문화에 아주 깊이 감동받았다. 지난 1월 한국에 처음 방문했는데 한국의 기독교를 보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4개 주제강연으로 ①회심에 대한 역사적 접근 ②문화인류학자의 관점에서의 회심과 파푸아뉴기니에서의 문화적 변혁이 없는 회심 사례 연구 ③한국교회가 직면한 문제와 도전, 회심과 변혁 ④야고보서 중심의 선교와 초대 등을 다뤘다"며 "최형근 박사가 발표한 세 번째 주제발표가 한국에서 경험한 회심이 진정한 회심인지, 깊은 차원의 회심인지에 대한 질문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그는 "회심을 참으로 했다면 삶의 변혁까지 가야 한다"며 "삶과 동떨어진 회심, 변혁이 없는 회심을 다시 새롭게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형근 박사는 주제강연 논문에서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도전, 곧 가나안 성도, 인구절벽 현상, 주일학교 문제, 신학교육 문제와 함께 현재의 한국선교와 한국교회 안에서의 회심, 교회의 본질 등을 다뤘다. 최형근 박사는 "한국교회에 구원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사회와 동떨어진 이해가 팽배하다"며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하시는 그 일에 동참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 것인가를 회심과 변혁을 연결시켜 다뤘다"고 말했다. 그는 "회개해서 천당에 가는 신앙은 지나치게 개인화되고 사유화 된 것"이라며 "진정한 회심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통치와 지배 가운데 하는 것이며,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 자신이 선교사가 되셔서 우리 가운데 거하시고 우리를 변화시키며 우리를 당신의 나라로 초대하신다는 개념이 한국교회에 더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미카 베헤캉가스 전 회장은 한국교회를 향해 "최형근 박사의 주제논문 내용처럼 회심에 대해 개인적 접근보다 통전적으로, 또 그것이 사회 전체에 더 필요하지 않는지를 생각했다"며 "한국교회가 숫자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소금이 너무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으며, 빛을 비추는 등대가 클 필요가 없다. 한국교회도 성장을 걱정하지 말고 소금과 빛의 역할을 계속적으로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폴 콜만 IAMS 신임 회장 "서로에게 배우며 연합 기대"

한편, 폴 콜만 박사는 IAMS 신임 회장으로서 소감으로 "IAMS는 다양한 교단과 신학, 교회 전통과 지리적으로 아우르는 선교학자들의 모임으로,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점이 더 많기 때문에 더욱 연합하여 사역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리더십이 IAMS를 무척 잘 운영해주었다"며 "새로운 실행위원들이 함께 모여 앞으로 4년 후 새로운 대회를 잘 협력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되는 주요 이슈 중 첫 번째는 '기독교 선교와 환경문제', 두 번째는 '종교간의 갈등과 대화', 세 번째는 '기독교 선교와 세속화'"라고 말했다.

미카 베헤캉가스 전 회장은 "'기독교 선교와 환경문제', '종교 간의 갈등과 대화'는 확실히 다뤄져야 할 주제"라며 "또 전 세계 기독교가 하나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해진 가운데 어떻게 연합할 지를 다루는 '선교와 연합'도 중요한 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제13회 총회 때부터 IAMS 대회를 적극적으로 섬겨온 박보경 부회장은 취임 소감으로 "너무나도 귀중한 일을 저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맡겨주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 생각한다"며 "한국교회에서 좀 더 넓혀 세계교회를 섬기라는 미카 전 회장 등의 조언을 따라 순종하는 마음으로 제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한국교회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상철 한국준비위원회 총괄실행위원장은 "이번 대회에서 회심과 변혁을 주제로 연구한 결과를 교류하고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또한 박보경 박사가 IAMS 부대표로 선출되는 등 한국 선교학자들이 세계 선교학 교류에 더욱 앞장서게 되어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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