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위기관리재단 ‘선교현안 긴급진단 워크숍’
▲12일 서울침례교회에서 열린 한국위기관리재단 ‘선교현안 긴급진단 워크숍’에서 조용성 GMS 선교총무가 개회예배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전 세계에서 IS, 보코하람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와 이들을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테러가 빈번해지면서 한국교회도 선교사, 단기봉사자, 성지순례객 등을 위한 사전 위기 예방책과 위기 발생 시 현실적인 대처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12일 서울침례교회에서 열린 '선교현안 긴급진단 워크숍'은 이러한 필요에 따라 한국 선교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선교단체 책임자, 지역교회 선교담당자, 선교사 등 50여 명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조용성 GMS 선교총무는 시편 121편 1~4절 말씀을 본문으로 개회예배 말씀을 전했다. 조용성 선교총무는 "위기는 늘 기회다"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한 번 회복하고 깨달아 전진해 나갈 수 있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이 위기 대응을 나누고 전략을 짜고, 긴급상황 시 선교사 멤버케어를 논의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하나님의 도움'이 어디서 오는지 볼 수 있기를 원한다"며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 2만7천여 한국선교사의 출입을 지켜주신다는 신실한 약속을 믿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면서 위기관리를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의 국제정세와 재외국민보호대책'에 대해 소개한 외교부 관계자는 "2014년에 비해 작년 한 해 테러 횟수는 감소했으나 오히려 대형테러가 늘면서 사망자는 증가했다"며 "테러 발생 지역도 유럽, 아시아 등 과거 테러로부터 안전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무차별적인 소프트타깃 테러가 일어나 전 세계 어느 곳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방이 최선의 대응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며 참석자들에게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위험지역 정보는 미리 파악하여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고, 안전교육과 유의사항을 사전에 꼭 듣고 갈 것"을 요청했다. 또 "현지법과 문화를 인지하여 의도치 않게 현지에서 제약을 받거나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당부했으며 "긴급상황 발생 시 철수 권고 연락이 누락되지 않도록 선교사 등은 관할 공관에 비상연락망을 꼭 등록해 달라"고 말했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테러 대응책'에 대해 발표한 테러전문가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는 최근 2~3년간 일어난 테러에 대해 "기획테러와 '외로운 늑대형' 테러를 통한 무차별 대량 살상으로 사람들에게 극도의 공포와 불안감을 심어주고, 전 세계를 수렁에 빠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테러는 테러리스트들의 세대교체가 일어나면서 주로 10대 초반에서 20대에 의해 일어나며, 테러 발생 공간과 폭력성도 이들 세대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선교현안 긴급진단 워크숍’
▲윤민우 가천대 교수가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테러 대응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또 그는 "난민 증가를 배경으로 테러리스트가 유럽, 미국 등 원거리 지역에 직접 가서 공격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지금은 테러 공격 준비기간이 1달 이내로 짧아지고, 테러리스트의 공격 시발점이 굉장히 가까워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IS는 2억 인구가 사는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확보하려고 하고 있어 아시아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한국도 테러 공격 위험이 상당히 커지고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그는 "이슬람 이주자, 난민들이 테러의 인프라 구축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며 "문제는 그들 전체를 적으로 몰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민우 교수는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에게 "사전에 정보를 수집해 테러 위험지역과 테러 공간, 시점 등을 파악하고, 항상 가변적인 상황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으며 "실제 위기상황 발생 시 본인의 목숨은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평소 위기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요령 등을 파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도문갑 한국위기관리재단(KCMS) 위기관리연구소장이 테러, 인질납치 관련 정책과 지침을 소개했으며, 조별 워크숍에서는 2개 '현장팀'과 3개 '본부팀'으로 나눠 한국선교사나 한인교회가 테러나 인질납치를 당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훈련했다. 이후 김진대 KCMS 사무총장의 종합정리, 김정한 KCMS 훈련원장의 인도로 질의응답 등이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은 최근 국제정세와 정부의 재외국민보호대책, 최신 테러 동향, 위기관리 정책 및 지침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위기상황의 사전 예방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자리였다. 특히 실제 위기 발생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체험하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 참석자는 "선교 현장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테러전문가에게서 들은 행동요령 등이 유용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워크숍에서 위기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면서 실제 위기상황에서 대처할 준비가 아직 많이 안 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파송본부와 선교현장을 위한 매뉴얼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선교현안 긴급진단 워크숍’
ⓒ이지희 기자
행사를 주최한 KCMS는 "최근 IS나 보코하람의 기독교 테러 표적 지목과 관련해 해외 각처에서 사역하는 한국선교사들의 위기 예방과 위기 발생 시 대처방안이 시급하다"며 "개별교회, 단체의 자체적인 위기관리 노력과 동시에 교단이나 교회 연합의 통합적 교육이나 관리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CMS는 선교사들의 안전과 사역을 위해 ▲위기관리 지침서 전달 ▲위기관리 교육훈련 제공 ▲위기관리훈련원 설립 ▲모바일(찾아가는) 멤버케어팀 운영 ▲위기(재난)관리•멤버케어 전문가 양성 ▲위기관리(멤버케어)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월 1만 원 이상을 후원하는 '선교사 지킴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교회, 기독학교, 기업, 단체, 개인 등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캠페인 참여 시 ▲단기봉사팀 위기관리교육 ▲해외 위기 시 컨설팅 제공 및 재단 네트워크 연결 ▲재단 발간 책자 무료 배포 ▲자원봉사활동 참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