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저자 제공
◈향후 터키에서 기독교 선교가 갖고 있는 주요 사안들


현재 터키에서는 기독교 복음전파의 결과로 대략 8천여 명의 무슬림 배경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살아가고 있다. 최근 터키 통계청은 2015년의 터키 총 인구를 7,874만 1,053명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의미는 전체 인구 1만 명 가운데 고작 1명만이 기독교인이라는 뜻이며, 다른 표현으로는 터키 전체 인구의 0.01%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아래 <표2>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선교학에서 보는 미전도 종족의 기준은 각 종족 당 기독교인의 수가 대략 2-5% 이하임을 볼 때, 터키는 현재 세계 미전도 종족 분류 가운데서도 복음을 거부하고 있는 가장 열악한 이슬람 국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터키의 인접국인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나라의 이름을 아예 '이란 이슬람 공화국'으로 변경하고 시작한 나라로서, 세계에서 가장 강한 이슬람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시아파 이슬람의 가장 대표적인 국가이다. 이러한 이란의 현재 기독교인의 수는 대략 1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이란 8천만 명의 총인구 가운데 0.12% 정도가 기독교인이라는 뜻이 된다.

이상과 같이 터키와 인접국 이란의 인구별 기독교인의 수를 비교해 볼 때 매우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두 나라가 거의 비슷한 총인구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세속주의를 표방하며 시작한 터키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강한 시아 이슬람을 표방해 온 이란의 기독교인의 수가 월등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터키는 세속주의 이념을 가지고 주변 강성 이슬람 국가들처럼 대대적인 종교 핍박을 하지도 않았으며, 주변 중동 국가들 중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사역자들이 가장 많이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시적 열매는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보편적이고도 뚜렷한 선교 신학적 이유는 아직 하나님의 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우리는 모든 선교의 주체이신 하나님의 섭리를 믿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외에 다른 이유들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가장 커다란 것이 터키 선교에 있어 복음 전파에 따른 커다란 핍박과 고난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가시적 현상이 바로 순교자의 수가 적었다는 것이다. 현재 1백여 년의 현대 선교 역사를 가지고 있는 터키에서 현지 그리스도인의 수는 인접국인 이란의 그리스도인의 수와도 차이를 볼 수 있을뿐더러 순교자들의 수에서도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현 터키 집권당의 장기집권 움직임과 그에 따른 반(反)세속주의 정책은 그 땅의 기독교 선교에 있어 이전보다는 훨씬 더 커다란 고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그 땅에 닥칠 수도 있는 핍박에 모든 사역자들과 현지 그리스도인들의 순교자적인 자세와 이를 위한 끊임없는 한국 교회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매우 창의적인 선교방식이 필요한 이슬람권 지역

기독교 선교에 있어 그동안의 전통적인 선교방식을 탈피하여 가장 창의적으로 접근이 필요한 지역이 바로 이슬람권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터키를 포함하여 중동 이슬람권에서의 기독교 선교는 단순한 기독교 복음 전파를 넘어 민족적, 정치 외교적, 지역적 문제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어 다른 어떠한 지역보다도 신중함과 지혜로움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 지구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영적 충돌은 '십자가와 초승달'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십자가와 초승달은 모두 유일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말해주는 상징물이다. 처형과 고문의 도구였던 십자가는 예수의 희생적 사랑 덕분에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 되었다. 또한 십자가는 예수께서 인간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사 그 구속의 은혜로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을 허락하심으로 말미암아 죄 많은 인간을 하나님과 화목시킨 사건이다. 

한편 초승달은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알라의 음성을 들었던 때가 초승달이 떠 있던 밤이었음을 의미한다. 모든 무슬림들은 달이 해가 있음을 증거하고 밤을 비추는 것 같이, 초승달은 어둠을 비추는 알라의 영광이요 광채라고 믿고 있다.

터키
▲올해 열린 터키 연합 기도 성회. ⓒ저자 제공
이제 이슬람권으로서 현대 터키의 기독교 선교 역사가 1백 년의 장을 넘기면서 우울하고 암담한 시절을 겪기도 했지만, 많은 승리의 간증들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현대 기독교 선교 초기에는 단지 소수의 현지 형제들만 외롭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그 땅을 지켰으나, 새천년을 넘기면서 거듭남을 확신하는 현지 그리스도인들의 수적인 증가와 더불어 이들에 의한 현지 토착 교회들의 출현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형적인 서구 사역자들을 필두로 한국 사역자들도 터키 땅에 발을 내디딘 이래, 주님은 보냄을 받은 각 사람들을 여러 모양으로 사용하시어 그 땅에 복음의 씨를 뿌리게 하셨고, 이제 그 씨들이 싹을 내고 서서히 열매를 거두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슬람권으로서 현대 터키에서의 새로운 기독교 선교 패러다임 모색은 향후 한국 교회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마지막 세대라고 믿고 살아가는 한국 교회로서 우선적으로 지향해야 할 타문화권 선교지가 바로 이슬람권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터키에서의 기독교 선교 사역은 이후 한국교회의 이슬람권을 향한 선교 사역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대하 7:14)".

이제 본고를 마무리하면서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그 땅에서의 부흥을 주도하는 주체는 그 땅의 사역자들이나 현지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라 성령 하나님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그 땅에서의 부흥은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이루어 나가시는 역사이다. 또한 부흥은 그 땅에서의 교회 성장이 아니며, 보이는 교회의 수가 증대되는 것이나 숫자적으로 늘어나는 성도들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특별히 위 역대하 말씀을 터키에서 살아가는 현지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사역자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간절한 약속의 메시지라고 필자는 확신하고 있다. 또한 오늘 터키에서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이 모든 것을 행할 때 비로소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들으시고,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그 땅을 고쳐 주시겠다고 약속하고 계심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 터키에서의 하나님의 부흥이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역자들을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첫째, 우선적으로 현지 그리스도인들과 사역자 자신이 회개하고 악한 길에서 떠나가야 한다. 

둘째, 현지 그리스도인들과 사역자들은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해야 한다. 그 땅에서 겸손히 섬기려는 자세로 살아가지 않으면 우리는 그 땅에서 또 다른 실패를 맛볼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는 어느 곳에서든 참 겸손과 섬기는 자들을 통해 임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도하지 않음은 그분을 인정하지 않는 가장 교만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셋째, 그 땅에서 살아가는 현지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사역자들은 하나님의 얼굴 즉,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맞추어야 한다. 세상의 영광을 추구하는 일을 지금 바로 중단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몰두할 때, 그 땅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게 되는 것이다. 

김종일
그리고 이제 곧 그 땅에 다가올 수도 있는 현 정부로부터의 핍박과 고난에 맞서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영적인 힘과 순교자적인 정신을 가지고 깨어 준비하는 자세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끝>

/김종일 아세아연합신학교 중동연구원 교수(jikiman@gmail.com)
김종일 교수는 터키에 16년 체류하면서 이스탄불대에서 역사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Friends of Turkish World 한국 대표로 28년째 터키어권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앙카라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아세아연합신학대 중동연구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