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세미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미션파트너스
‘무슬림과 함께 살아가는 소수 크리스천, 그 삶의 이야기 ’를 주제로 한 무슬림 세미나가 23일 서울 신반포교회(담임 홍문수 목사) 비전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무슬림 선교 관계자 및 관심자 약 70명이 참석했다. 

강사로 나선 아쉬케나즈 아시프 칸 목사는 파키스탄 출신 신학자(마닐라 Asian Theological Seminary 신학석사)로, 2005년부터 현재까지 파키스탄의 스바랏성경신학교(Zarephath Bible Seminary) 학장을 맡고 있다.

아시프 칸 목사는 이날 파키스탄 교회의 역사를 살핀 후,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상호 관계와 예수 그리스도 복음 전파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무슬림이 주류인 지역에서 소수 기독교인의 목사로 살면서 무슬림 이웃과 분리되는 것보다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했다. 

무슬림 세미나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아쉬케나즈 아시프 칸 목사. ⓒ미션파트너스
무슬림의 정체성

아시프 칸 목사는 “세계는 이제 지구촌이 되었다. 오늘날 10억이 넘는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21세기에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사회적 변화라고 한다면, 어떻게 무슬림들과 관계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근대에 들어 인도 내에서 무슬림-기독교인의 관계는 인도로 가서 복음을 전하겠다는 윌리엄 캐리의 결단에서 비롯된 영국의 선교 운동에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무슬름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위한 인도 내에서의 첫번째 중요한 시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는 대상으로, 그리고 종족으로서의 무슬림의 정체성은 모호했고, 세계를 지배하는 상징으로서의 오토만 제국과 이 제국에 대한 인도와 서남아시아 무슬림들의 감정이 당시에 고려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선교회의 구성은 궁극적으로 식민지 지배를 낳은 유럽의 회사들과 군인들의 인도 파견과 맞물려 일어났다. 사실상 인도에서의 무슬림-기독교인 사이의 관계는 ‘사업상의 관계’로 시작되었고, 동인도회사가 그 땅을 지배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서서히 ‘주종’ 관계로 변하게 됐다”고 했다.

또  “무굴제국의 왕들으로부터 지배권이 동인도회사로 넘어갔고, 동인도회사에서 대영제국으로 이양됐다. 마지막 황제인 바하다르 샤 자파르는 버마의 랑군으로 유배를 가고 그의 아들들은 죽임을 당했다. 유명한 무슬림 국가 지도자인 티푸 술탄도 동인도회사의 군대에 패배를 당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인도 내에서의 무슬림과 기독교인들간의 관계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무슬림의 세계(아랍을 제외한)가 알렉산더 황제가 이룬 헬라제국과 맞먹는 칼리파트(이슬람 통치)였던 오토만 제국의 붕괴를 직접 눈으로 보고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면서 “무슬림에게 정치와 종교는 탄탄히 엮여 있고, 이것이 무슬림의 정체성이다. 선교사들이 마주하고 관계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단히 복잡한 사고 방식을 소유한 이들”이라고 했다.

기독교인-무슬림간 관계의 역동성에 영향을 주는 상처들

아시프 칸 목사는 “기독교인과 무슬림간 관계의 역동성에 영향을 주는 상처들이 있다”면서 "상처받은 무슬림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같은 상처들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대인 부족들은 ‘무함마드는 선지자’라는 주장을 믿지 않았다. 유대인들은 무슬림들과 한 집단을 이루었지만 나중에 결별했다.  또 당시 메디나시는 이슬람 지배의 상징이었고, 이슬람은 정교일치의 공동체로 발전했다. 유대인들은 적대자가 되었고, 이들은 신학적·정치적으로 이슬람을 타도할 공모를 했다. 이후 이슬람을 받아들이라고 아라비아 주변의 기독교인을 초대했으나 거절당했다. 

아시프 칸 목사는 “기독교인 비잔틴 군대가 페르시아와 싸우는 무슬림을 돕겠다고 제안했을 때, 짧은 협력 기간이 있기도 했으나 기독교제국의 상징이었던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될 때까지 아라비아 반도와 근방에서 전쟁이 있었다”면서 “전쟁 중 사람들과 포로들에 대한 학대와 기독교인들의 조약 불이행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슬람 역사의 한 부분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무슬림들은 ‘서구는 무슬림에 항상 대항한다. 서구는 기독교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무슬림에 대항한다’고 여긴다. 또 ‘자신들의 신앙이 조롱당하고 있고 선지자가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느낀다. 아울러 ‘자신들의 종교, 신념들이 서구의 미디어에 의해 정조준 되어 공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무슬림 종파간 분쟁이 서구 국가들에 의해 조종되고, 심지어 무슬림들의 출산을 낮추기 위한 백신이 무슬림 아이들에게 투여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은 상처들을 치유하고 하나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아시프 칸 목사는 “무슬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수 많은 변증 자료들, 토론, 신학적 논쟁과 학문적 접근 가운데 의료와 교육분야에서 뛰어난 성과가 있었다. 기독교인들의 이러한 도움에 대해 무슬림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슬림들은 한 국가의 시민으로서 기독교인과 무슬림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하는 국가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들과 만날 때 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들의 상처(실제이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든)를 공감해야 하고, 과거 기독교인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치유 과정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동체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고, 무슬림들을 프로젝트가 아닌 사람으로 보아야 한다. 그들을 경건의 사람들, 기도의 사람들로 인식해야 한다. 그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과 함께 기도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사회적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이같은 긍정적인 접근법은 성공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두 공동체를 가깝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인터서브, 설악포럼, FMnC, GMF, OMF, GP, SIM, ANN, WEC이 공동주최하고 미션파트너스가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