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지난 3월 할랄타운 조성을 중단한 데 이어, 내년 9월 평창에서 열기로 했던 2017 세계이슬람경제포럼(WIEF) 개최도 최종 취소했다.

강원도는 18일 김한수 글로벌투자통상국장과 윤인재 담당사무관을 WIEF 사무국이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파견, 19일 WIEF 사무국에 2017년 포럼 개최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강원도는 WIEF 유치가 사실상 확정적이었으나, 이를 자진 취소했다.

2006년 재단법인으로 설립된 WIEF는 이슬람권 57개 국가 경제, 금융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왔으며, 매년 이슬람 국가들 및 이들을 대상으로 수출, 금융 협력을 하는 국가 정상급 인사와 글로벌기업 CEO, 비즈니스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포럼을 개최해 왔다. 강원도는 할랄산업과 함께 WIEF를 유치하여 도내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이슬람 자본 유치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월 할랄산업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을 때, WIEF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강원도가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깨트리는 외교적 결례와 당장의 이익 손실에도 불구하고 WIEF를 철회한 이유는 두 가지다. 도 관계자는 "먼저 WIEF가 테러와 전혀 상관 없는 행사이긴 하지만, 최근 아시아권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국민의 정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국민과 도민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갈 수 없어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이유는 2017 세계이슬람경제포럼이 2018년 2월 평창, 강릉, 정선에서 진행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5개월 앞두고 열려, 전 세계인의 이벤트인 올림픽을 우선적으로 안전하게 치러야 할 입장에서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 개최로 강원도가 실질적으로 얻는 이익보다 정부와 기업 등의 참여 저조 우려도 있고, 포럼 강행으로 인한 반이슬람 정서가 평창 동계올림픽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판단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도는 "WIEF 취소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외교부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히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슬람대책강원도민운동 강원도 할랄타운 포기 환영 및 이슬람금융 유입 중단 촉구 시민단체 기자회견
▲지난 4월 이슬람대책강원도민운동이 강원도에 이슬람 금융 유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슬람대책강원도민운동

경제 논리만을 앞세운 강원도의 이슬람 편향 정책에 항의하고, 장기적으로 테러 위험 증가 및 국가 안보를 우려하는 강원지역 시민단체와 교계, 일반 시민의 항의 전화와 민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그분들의 입장은 이해하나 단순히 반대 여론 때문에 내린 결정은 아니다"면서도 "항의 전화나 관련 민원만 20건 이상 처리했다"며 고충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WIEF 사무국에서는 강원도의 공식 입장을 전달받고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으나,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한 빈번한 테러로 불안해 하는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정서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와 오랜 우호관계를 맺은 나라 중 굉장히 부유한 나라이고, 말레이시아 총리가 WIEF 후견인인 만큼 이번에 굉장히 큰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도지사님께서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의 할랄타운 조성 및 이슬람금융 투자 유치 정책의 전면 중단을 촉구해 온 이슬람대책강원도민운동 정형만 대표(바른나라세우기국민운동 대표)는 이날 "강원도의 WIEF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