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모습. ⓒ성경2.0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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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이 전무한 새 신자들에게는 이러한 고충과 딜레마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만화 <성경 2.0> 시리즈를 기획한 씨엠 크리에이티브(CM creative) 이길우 대표도 그랬다. 마흔이 돼서야 회심하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이 대표는, 성경 읽기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쉽지 않았다. 초신자들을 위한 '쉬운성경'으로 1독을 했지만, 머리에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학습만화 기획사 '하이툰닷컴'을 운영하며 유명한 '와이(WHY)'를 비롯해 '둘리 탐험', '서울대 인문고전' 시리즈 등의 작업에 관여했던 이 대표는, 결국 성경 내용을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직접 나서기로 결심했다. 특히 21세기 시대상에 맞게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해 쉽게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구약편 7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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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제작 경험은 많았지만, 초신자이다 보니 성경 전체 내용을 만화로 옮기는 작업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하나님의 말씀'을 다루는 것이기에 허투루 할 수도 없었다. 결국 책은 예정보다 3년이나 늦은 2013년에야 출간이 시작됐고, 9년간의 대장정 끝에 지난해 구약 전 7권이 완간됐다.
스토리 작업은 때맞춰 입사한 '목회자 자녀' 김동순 작가가 맡게 됐다. 평소 '제대로 된 성경 만화'를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갖고 있던 김 작가는 이 대표와 의기투합했다. 그림의 퀄리티도 상당해, 시리즈는 오랜 기독교 역사를 지닌 서양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애초 만화의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작업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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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나하나에도 철저한 고증을 거쳤고, 대사와 설명 등에 있어 성경 본문을 그대로 기록해 이해도를 높였다. 복잡한 내용들은 많은 그림이나 도표, 지도로 친절하게 설명했으며, 연관된 사건들은 'Link'를 통해 앞뒤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들도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있는 상황 설정과 대사들을 가미했다.
▲캐릭터가 소개돼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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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 크리에이티브 김돈영 이사는 "성경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는 성경의 배열 자체가 시간 순서대로 돼 있지 않은 데다, 2천 년 전 문화와 관습하에서 쓰였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성경 2.0>은 성경의 순서가 아닌 시대 순서에 따라 책을 배열하고, 우리가 알 수 없는 당대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성경 2.0 쉬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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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을 각각의 특징을 살린 캐리커처로 그리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그림들을 바탕으로 구약 컬러링북을 별도 제작했으며, 주요 인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소책자 크기의 성경 족보를 펴내기도 했다.
특히 성경 족보와 포스터 형태의 성경 지도는 교회에서 바른 신앙 교육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여름성경학교와 성경통독 등 교회에서 말씀을 가르치는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어, 각 교회에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성경 2.0>을 기반으로 만든 <성경 2.0 컬러링북: 구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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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최근 1-7권 시리즈에 들어간 각종 지도들을 모아 별도 출판한 <성경 2.0 쉬운 지도>도 기독교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무료 배포 중인 ‘성경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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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우 대표는 "초신자들과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성경을 쉽게 알리는 일에 계속해서 중점을 두고, 다양한 교재들과 자습서들도 편찬할 계획"이라며 "남아 있는 신약편 완간을 위해서도 기도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