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김필수
▲구세군 김필수 신임 사령관. 그는 “전국에 있는 구세군교회는 약 250개지만, 150개에 달하는 복지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복음과 빵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구세군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했다. ⓒ김진영 기자
"한 손엔 복음, 다른 한 손엔 빵. 이것이야말로 구세군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일 것입다. 배고픈 이에게 빵을 먹이는 것, 그것이 오늘날 자선냄비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수레의 두 바퀴 중 하나가 되어 구세군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죠. 물론 복음으로 영혼을 구원하는 일은 두말할 것 없이 가장 먼저구요."

얼마 전 취임한 한국구세군(이하 구세군) 김필수 사령관의 말이다. 앞으로 약 4년 동안 구세군을 이끌어갈 그에겐 이처럼 '복음과 빵'이라는 분명한 '매뉴얼'이 있었다. 마치 똑 떨어지는 정장의 맵시와 같이, '군복'을 차려입은 그의 눈빛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다음은 김필수 신임 사령관과의 일문일답.

-먼저 취임 소감을 말해 달라.

"구세군에는 누가 사령관이 되든 지키고 따라야 할 매뉴얼이 있다. 일종의 직무 수행 가이드라인인데, 구세군의 정신과 가치를 담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복음으로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고, 그 다음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는 일이다. 세 번째가 제자 양육, 마지막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신임 사령관으로서 이 지침을 따라 충실히 사명을 감당하려 한다."

-구세군 하면 자선냄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앞서 말했듯,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기 위해 오랫동안 펼치고 있는 사업이다. 자선냄비를 통해 모은 금액은 전부 교회 밖, 굶주리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전국에 있는 구세군교회는 약 250개지만, 150개에 달하는 복지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복음과 빵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구세군의 가장 큰 동력이다."

-자선냄비 모금액이 적지 않은데, 관리는 어떻게 하나.

"매년 모금 기간과 목표액, 사용처 등을 정부에 신고하고, 외부 감사도 철저히 받는다. 내부적으로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1원 단위까지 집계하는 등, 모금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 결과를 자선냄비 홈페이지와 신문 등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모금한 돈을 쓸 때는 세 번의 심의를 거친다."

-직접적으로 자선냄비를 위해 일하는 구세군 사역자는 몇 명이고, 모금액 중 운영비는 얼마나 쓰나.

"자선냄비본부에서 일하는 30명을 포함해 50명 정도다. 나머지는 자원봉사자나 구세군 교인들이 대부분이다. 운영비는 전체 모금액의 3%를 넘지 않도록 방침을 정하고 있다. 냄비를 수리하거나 파손된 종(鐘)을 교체하는 데 주로 쓴다."

-국내에선 구세군의 교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은 장로교나 감리교 등에 비해 한국에 들어온 시기가 늦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미 선교 지역이 어느 정도 나뉜 상황에서, 제한된 선교를 펼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는 구세군만의 독특한 용어와 복식(服飾)이 낯선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구세군이 교회의 수를 늘리는 것을 우선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회의 힘이 반드시 세상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 곳곳에 퍼진 우리의 사랑 역시 모두 교회다. 비록 교세는 크지 않지만, 밀알처럼 스스로 희생해 많은 열매를 맺는 성결한 하나님의 군대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