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규
▲전태규 목사(한양대 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세계복음화중앙협의회 대표회장).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 탄생하심으로 나사렛이 유명해졌다. 인천성서신학이 졸업생을 5천여 명 배출하였다. 그 중에 교계를 대표할 만한 크고 귀한 인물들이 나와 각 분야에서 사역하고 있음이 자랑스럽다. 나도 이호문 감독님과의 친분으로 부흥사역대학원 초기부터 교수의 입장에서 여러 학생들을 만난 것이 큰 소득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터득한 것은, 사람을 많이 사귀면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 중에 특이한 천재 한 분을 소개하려고 한다. 과거 학교 게시판에 신구약 전체를 한눈에 보도록 강의한다며 수강생을 모집하는 이색적인 광고가 눈에 띄었다. 강사는 성서신학 재학생인 김명희 전도사였다.

나는 평생을 목회하고 부흥회를 다니지만 내가 받은 은혜를 전하기에 늘 급급하다. 성경전체를 한눈에 보고 바르게 가르치면, 어떤 이단 유혹도 물리치며 건강한 신앙 인격을 형성시킬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영성부흥동문 모임에서 그가 전하는 말씀을 들었다. 나는 그가 하나님께 은사를 받은 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씀이 쉽고 간단 명확했다.

아브라함은 일생 동안 떠나라, 좇아라, 드리라는 3번의 큰 시험을 통과한 후에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내가 곁에서 본 김명희 목사에게도 하나님의 소명이 세 번 있었던 것으로 안다. 첫 번째는 목사 안수, 두 번째는 인천YMCA 교육원장 취임, 세 번째는 예빛교회 설립이다. 개척하여 한 교회만을 섬겨 온 나는, 김 목사에게 전개되는 일 앞에 조금은 숨이 가빠 온다.

어느 날 문자가 왔다. "교수님, 훌륭하심에 매번 놀랍고 박수를 보냅니다. 늘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저는 5월 25일에 개척을 시작하였습니다. 너무 급하게 성령에 이끌리어 하게 되었습니다. 7월 2일 설립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교수님,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주님 앞에서 우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여호수아 3장 4절에 '이전에 이 길을 지나보지 못하였음이니라'라고 말씀했듯이, 제가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주님에 일에 동참합니다. 개척을 하면서 주님이 3가지를 동시에 응답해 주셨습니다. 1. 개척은 열 살 때 기도한 것이 이루어졌습니다. 교회에 1등으로 가서 문 열기만 기다리고, 교회 계단에서 놀면서 '하나님, 저는 교회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고백한 것이 이제야 이루어졌습니다. 2. 30년 전에 저희 남편이 예수님을 모를 때 핍박받던 중에 기도 내용이 '저희 남편이 백부장 같은 믿음의 수석장로가 되게 해 주십시오'였습니다. 긴 세월 기다리면서 중간중간 내가 담치도 않은 기도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님은 이런 방법을 사용하셨습니다. 3. 20여 년 전에 '제가 영어로 설교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설교까지는 아니어도 교육학·영문학을 다시 하게 하셔서 로마서를 나누게 하시니 이것이 기적인 듯싶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교회마다 은사가 있으니 주님이 하시는 것이지요. 앞서 가신 교수님께서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

두 번째 보내온 글이다. "존경하는 목사님! 오늘도 하나님의 영역에 있어야 할 것들이 사단의 영역에 있어 속히 취할 것이 많기에 주님 앞에 간구합니다. 여호수아가 늙었지만 아직도 찾아야 할 땅이 많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랑으로 통치하는 하나님나라와 힘과 무력으로 통치하는 세상 나라가 공존하는, 어둡고 혼란스러운 이 세상 속에 너무나도 할 일이 많습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주어야 할 신앙의 유산들, 주님 앞에 꺼이꺼이 울며 다만 우리 자신이 녹슬지 않기를 간구하면서, 오늘도 여호수아처럼 영적인 땅 한 평 취하러 나아갑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부인 못 할 것은 "너무 급하게 성령에 이끌리어 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부분이다. 내가 60대에 들어서니 은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아직도 목회할 기간이 많이 남았는데, 남들은 그 세월이 잠깐이면 간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하나님께 "지금껏 내가 해 온 목회가 성령님과 함께해 왔느냐"고 묻고 싶다. 오늘 김 목사의 개척은 시기나 환경을 떠나 초점이 주님께 있기에, 나는 그가 부럽고 또한 그에게 행하실 하나님의 무궁한 일들에 무척 긴장이 된다.

계획대로 인천 예빛교회 설립 감사예배 및 장로 장립식이 2016년 7월 2일 오후 3시에 거행되었다. 내가 맡은 축사는 거의 끝부분에 있어 조금 부담이 되었다. 하다 보면 길어지고 지루하다. 또한 안 하면 성의가 없다.

나는 말문을 열었다. "이제 축사만 하면 끝납니다. 지금까지도 참았는데 하나쯤이야 못 참겠습니까. 여러분 가운데 앞으로 축사 맡기를 원하는 분이 계시면 다른 사람 축사를 많이 들어야 합니다" 하니 곧 분위기가 잡혔다.

나는 3가지로 축사를 하였다. 첫째, 교회 이름이 좋다. 예빛교회! 예수님의 빛을 전하는 이 교회 이름이 얼마나 좋은가! 둘째, 목회자가 좋다. 나이가 적당하다. 깔끔하다. 지적이다. 누가 봐도 한눈에 목사임을 알 것 같다. 성공한 목회자는 개척을 해 봐야 하고, 성전을 지어 봐야 하고, 자녀 중에 대를 잇는 목회자가 나와야 한다,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셋째, 멤버가 좋다. 오늘 장립되는 장로님은 믿을 만하고 사업가다. 장로는 덕과 득과 둑의 역할을 잘하면 된다. 끝으로 단양 장다리 식당에 붙은 글을 소개하며 마친다. 누가 해도 할 일이면 내가 하고, 언제 해도 할 일이면 지금 하고, 어짜피 할 일이면 지금 하자.

방금 노방전도하는 사진이 왔다. 예빛교회 공식적인 첫 전도라고 한다.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소개하면서 끝을 맺으련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을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여기 소방관의 이 기도가 나와 김 목사의 기도가 되길 원한다. 또한 신의 자리에 주님을 모시련다. 그러면 모든 일이 형통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