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실행위
▲합동 실행위가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이 13일 오전 총회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를 열고, 은급재단의 제안에 따라 벽제중앙추모공원(납골당)을 최춘경 씨에게 27억 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납골당 관련 로비 의혹이 제기돼, 이에 대해 엄정히 조사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던 것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결의에 앞서 이 문제를 다뤄온 은급재단 소위원회 유장춘 목사는 "지난 총회는 납골당 관련 소송이 모두 끝나면 객관적 감정 절차를 밟아 납골당을 매각하기로 결의했었다"며 "그러나 현재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등 문제를 매듭짓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유 목사는 "은급재단이 최종 매각 가격으로 결정한 27억은 당초 기대한 금액보다 적지만, 이 같은 어려움을 감안해 정한 것"이라며 "이 돈을 받고 모든 것을 종결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후 실행위원들은 "결코 만족스럽지 않지만 최선이라 믿고 동의한다"는 등 은급재단의 제안을 받아들이자는 의견과, "정확한 납골기 수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매각 가격을 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등의 반대 의견이 맞서며 한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제101회) 총회로 넘기자"는 주장도 있었다.

결국 회의를 진행한 박무용 총회장이 거수로 찬반을 물었고, 찬성 74명(위임 21명 포함) 반대 5명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한편 납골당 건은 합동측이 10년 이상을 끌어 온 난제로, 은급재단이 납골당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점이 이 사태의 핵심이다. 이날 실행위 결의가 있었다고는 하나, 관련자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수많은 소송이 얽혀 사태 해결은 난망한 상황이다.

특히 납골기 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소송도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실행위 결의는 졸속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무용 총회장은 이날 실행위 전 드린 예배에서 "우리 교단이 납골당 문제를 오랫동안 끌어 오며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며 "이제는 서로 지혜를 모아 더 이상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