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화
이번 글에서는 술, 담배, 음란 세 가지 문제를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주님을 닮아가며 거룩함을 추구하던 크리스천 청년들을 무릎 꿇게 만드는 것은, 바로 죄라는 분명한 실체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우리 크리스천 청년들이 죄와의 접촉을 통해 스스로를 '형편없는 존재'로 자책하며 낙인찍어 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그 중에서 술, 담배, 음란의 문제는 크리스천들을 더욱 초라하고 비참한 존재로 전락시키는 강력한 사탄의 수단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담배 문제는 입대 초기에 가장 유혹이 많습니다. 상대방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어 권해 오는 담배를 무심코 피웠다가는 평생 괴로울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선임이 권해 오면, 단호하되 정중하게 거절하기 바랍니다. 선임에게 거절했다가 군 생활 내내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도 됩니다. 사람의 진심은 오래가지 않아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크리스천 청년들이 담배를 피워서 몸에 해로운 것보다는, 정서적으로 자신을 하나님과 분리시키려는 사탄의 계략에 빠져드는 것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술 문제도 군 생활 초기부터 확고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분위기 좋은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거절하면, 상대방은 "한 잔은 괜찮아", "누구도 교회 다니는데 술 잘만 마시더라", "여자도 마시는 술을 못 마신단 말이야?" 하며 권할 것입니다. 그러나 담배 문제를 해결하듯 시작부터 단호해야 합니다. 술은 결코 한 잔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휴가나 외출을 같이 나온 선후임이나 동기들끼리 만든 술자리에서는 처음에 "한 번만 마셔 봐"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지난번에도 잘 마셨잖아"로 바뀌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술에 취한 모습을 본 적이 많을 것입니다. 그 모습이 아름다운 크리스천 청년으로서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술에 취해 얻는 위로나 순간적인 만족감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 얻게 되는 거룩한 만족감과 감히 비교할 수 없습니다.

군에서 일어나는 폭행, 살인, 가혹행위, 성 문제, 교통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의 대부분은 술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술은 결코 혼자 죽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파괴하고 자신도 죽게 되어 있습니다. 군 생활을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고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 모아야 할 두 손이 술잔과 담배를 들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세 번째로 음란의 문제입니다. 음란 문제를 '젊은 한때려니'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음란의 유혹과 올가미에 걸리면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능력 있고 신실하던 한 청년이 군에 다녀온 후 자신의 근황을 전해 와 큰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면서 보내온 글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군대에서 재미 삼아 보던 성인 잡지가 문제였습니다. 군대에서는 다 보거든요. 휴가나 외출 갔다가 하나씩 사서 오는데, 호기심에 봤다가 점점 빠져든 것 같아요. 전역 후에는 인터넷에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이제 그동안 목표를 가지고 하던 모든 공부를 포기하려고 합니다. 한두 번 시험에서 실패할 때마다 다시 한 번 다짐하고 노력해 봤는데, 눈에 아른거려서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어요. 기도해 주세요. 음란물을 보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저도 모르게 음란한 것들을 보게 됩니다. 제가 원망스럽고 저주스럽습니다. 어려서부터 갖고 있던 모든 꿈들이 음란물 때문에 무너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이제는 다른 사람들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제 스스로 해결할 방법도 없어요. 도와주세요."

누구보다 똑똑하고 사리분별이 명확한 청년이었는데, 군에서의 잘못된 호기심이 그를 무너뜨렸다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부대 인근 서점이나 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도색잡지들은 여전히 장병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한때 청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는 단순한 생각에서 손을 댄 것이,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끝까지 쇠줄로 엮어서 끌고 가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지요.

물탱크에 있는 공기를 빼내는 방법을 알고 계십니까? 그것은 그 안에 물을 채우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안에 싹트는 죄적 속성들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정욕을 식욕처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에게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덫에 불과하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마음을 변화시켜 덫에서 풀려날 수 있다"고 하신 게리 스몰리 목사님은 조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가십시오. 말씀과 기도와 찬송으로 내 안에 있는 '물탱크'를 채워 주십시오. 그러면 내 안에 잠재된 죄적 속성들은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어느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 하나님과의 거룩한 약속을 먼저 맺고, 이겨낼 힘과 용기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크리스천 청년으로서 지킬 것은 확실하게 지켜가는 삶을 통해, 주변의 비신앙인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주종화 교수(<크리스천 청년들의 군대 톡톡> 저자, 예비역 해병대 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