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개혁신학포럼 제5차 하계수련회 및 제12차 정기세미나가 '김세윤 신학 비판적 고찰'을 주제로 21일부터 1박 2일간 용인 샘말로 동산교회 수지수양관에서 열리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신원균 박사(한마음교회)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의 칭의론'을 주제발표했다. 그는 "근래 전통적인 '법정적 칭의론'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다양한 칭의론들은, 한국교회가 100년 이상을 지켜 온 성경적 칭의론에 심각한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구원론 전체를 인간이 아닌 하나님 중심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적 칭의론을 비성경적이라 비판하는 새 관점 학파의 '선교적 칭의론'도 문제이지만, 전통적 칭의론을 일부 인정하는 듯하면서도 새 관점 학파의 칭의론을 수용하려는 김세윤 박사의 '관계적 칭의론'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박사는 "이들의 칭의론에 대한 공통적 접근은 전통적 칭의론이 자나치게 하나님 중심적 입장이기에 인간의 성화적 책임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하고, 이제 칭의와 성화가 융합된 형태 즉 성화를 토대로 인간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칭의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이런 주장은 로마가톨릭이 칭의와 성화를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여 성화적 칭의를 주장한 '의화교리'의 변형이고, 알미니안주의가 칭의와 성화를 혼합하여 신인협력적 칭의론을 제시하면서 '저항할 수 있는 은혜'와 '은혜에서의 타락 가능성'을 주장한 것의 변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개혁교회의 전통적 칭의론은 이와 같은 인간중심적 칭의론의 폐단을 막기 위해 하나님 중심적 구원의 원리로 '법정적 칭의, 선언적 칭의, 확정적 칭의, 오직 은혜적 칭의'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절대주권적 선택과 은혜에 기초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전가에 의한 칭의론을 확립했다"며 "또한 칭의와 성화를 구별하되 분리시키지 않고, 성화의 원인과 기초로서 칭의와 칭의의 열매와 증거로서 성화의 관계를 체계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빈주의 제대로 알면 “성화 부분이 약하다”는 말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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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균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후에는 '신적 작정에 기초한 예정론 안에서 칭의론을 고백하는 웨스트민스터신조의 구원론과 칭의론' 특징을 살폈다. 그는 "오늘날의 구원론은 초교파적 복음주의의 영향으로 신적 예정론을 빼고 단순히 인간의 회개와 신앙만 강조하는 인간 중심적 구원론으로 기울어졌다"며  "따라서 개혁교회의 칭의론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구원론 전체를 예정론 안에서 다루는 신조의 독특한 구원론 형식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신원균 박사는 "김세윤 박사는 예정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인간이 어떻게 그 구원을 감당하고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서만 끊임없이 촉구하지, 하나님께서 선민들을 위해 일하시는 방식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며 "이처럼 초교파적 복음주의나 알미니안주의 계통에서는 구원론을 '인간론' 중심으로 다루지만, 웨스트민스터신조는 '신론'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인간에게 주어진 구원은 전적으로 삼위일체 하나님 자신의 독자적 사역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개혁교회 신앙고백의 구원론은 비록 인간이 회개하고 믿어야 하는 책임이 있음을 인정함에도, 구원의 원인과 근거를 제시할 때는 반드시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자신의 신적 작정을 이뤄 가시는 하나님 자신의 구원적 사역임을 강조했다"며 "웨스트민스터신조는 구원론을 따로 다루지 않고 신론의 논리적 열매와 적용으로 다루기 때문에, 칭의와 성화, 견인 등 구원의 모든 내용들은 예정론의 논리적 열매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므로 "구원의 혜택은 오직 택지자들에게만 적용되고 확장되기 때문에, 구원론은 예정론과 분리해서 다룰 수 없고 반드시 예정론으로부터 또는 예정론 안에서 고백해야 한다"며 "이렇게 구원의 서정을 예정론 안에서 고백해야만 인본주의적으로 흐르지 않고 하나님 중심적 구원론이 될 수 있으므로, 칼빈부터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까지 이어지는 개혁파의 중요한 구원론 이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웨스트민스터신조의 구원론은 10장에서부터 시작되는데, 1절부터 "하나님께서는 생명에 이르도록 '예정하신 모든 사람들을, 그리고 그들만을' 자신이 정하시고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는 때에 효과적으로 부르시되"라고 소개한다. 그는 "이러한 부르심에 대한 고백은 앞서 3장의 '신적 작정'에 기초해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며 "10장의 '부르심'은 3장 3절(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예정하시고)의 예정에 대한 논리적 열매"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11장 '칭의'에서도 "유효하게 부르신 자들을…"이라는 구절을 포진시킨 데 이어, 12장 '양자'에서 "의롭다 함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13장 '성화'에서 "효과적으로 부르심을 받고 중생하여…", 15장 '회개'에서 "회개는 복음에서 오는 은혜" 등 관련 구절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이에 대해 그는 "회개와 선행의 책임이 있다 해서 그 능력이 인간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며 "알미니안주의와 김세윤 신학은 이 둘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화'만으로 충분할 텐데도, 웨스트민스터신조는 '선행'이라는 부분을 따로 설정해 고백하는 것도 큰 특징"이라며 "이는 성화에 대한 이해를 더 넓혀줬고, 성도의 삶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좀 더 확고하게 정립하고자 한 17세기 목회자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칼빈주의를 제대로 알면, 성화 부분이 약하다는 말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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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더함 박사가 발제를 평가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웨스트민스터신조의 칭의론에 대해 신 박사는 "믿음은 칭의의 유일한 방편으로 말하면서, 칭의와 믿음과 회개가 서로 깊은 연관을 가진다고 말하는 등 구원의 서정 각 단계들이 서로 단독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신적 작정과 예정론을 기초로 서로 유기적 관계를 가진다고 고백한다"며 "여기에 '의를 그들에게 주입해 줌으로써가 아니라'라는 구절을 통해 로마가톨릭의 칭의관을 배격했고, '믿음 자체, 믿는 행위 또는 어떤 다른 복음적인 순종을 그들의 의로 돌림으로써가 아니라'라고 고백하면서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제시되는 칭의관을 부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성도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려면, 김세윤 박사 측의 주장처럼 '한 번 구원이 영원한 구원이 아니다. 지옥 갈 수 있다'는 등 칭의 자체를 경고함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의 삶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는 '성화적 경고'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결론으로 신원균 박사는 "웨스트민스터신조에서 제시하고 있는 구원론은 구원의 서정(序程) 전체가 독립돼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의 신적 작정을 기초해서 예정론 안에서 이해되고 고백돼야 한다"며 "전체 구원의 서정은 그 자체가 구원에 이르는 원인이나 조건이 아니라, 바로 이 신적 작정과 예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성취해 가시는 '열매'로서 이해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개혁신학포럼은 이경섭 목사가 설교한 개회예배로 시작, 신원균 박사의 주제발표에 이어 임진남 박사(개혁신학연구원 총무)가 '김세윤 교수의 교회 내에서의 여성 위치에 대한 논박'을 연구발표했으며,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저녁식사 후에는 고경태 박사(개혁신학포럼 학술위원)가 '칭의 이해에 대한 소고', 김대희 박사(학술위원)가 '김세윤과 제임스 던의 칭의론 비교 연구'를 각각 강론하며, '석학에게 듣는다'는 제목으로 이승미 목사가 특강한다.

이튿날인 22일에는 최더함 박사(개혁신학포럼 총괄책임)가 발제하고 질의응답이 이어질 예정이다. 최더함 박사는 이번 세미나에 대해 "우리는 출발 때 다짐한 것처럼 지금도 한국교회 내 개혁주의의 범주와 내용을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여러 신학적 방안들을 청취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개혁신학에 대한 교묘한 왜곡과 변질을 유도하는 모든 신학적 시도들에 두려움 없이 응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