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옥 성경적 장례예식
▲출판기념회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독교 장례예식을 성경적으로 바로 세워야 성경대로 천국 가는 것처럼 신앙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부르시는 날 천국에 입성하게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주어야 사람들이 천국 가고 싶다는 도전을 받게 될 것이고, 믿는 정도가 아니라 천국에 입성할 자처럼 살게 될 것이다."

요즘 기독교인의 장례에서는 발인예배를 '천국환송예배'라 부르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용어는 여성운동가인 김활란 박사(1899-1970)의 유언으로 알려졌으나 거의 사용되지 못하다, 故 옥한흠·하용조 목사 별세 당시인 2010년과 2011년 잇따라 매스컴에 보도되면서 점차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정착되고 있다.

이 용어를 최초로 정립한 이는 지난 25년 전 '기독교 장례예식서'를 쓴 이원옥 교수(한국성서대)다. 그는 최근 3번째 전면 개정판인 <우리 어머님 예수님 신부로 천국에 입성해요(CLC)>를 펴냈다.

이 교수는 지난 1979년부터 소책자 <선교를 위한 장례예식서>를 비롯해 장례예식 찬송 테이프, 그리고 논문을 발표하면서 세미나를 인도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뿌리 깊은 유교식 장례문화를 바꾸는 일은 최근까지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원옥 성경적 장례예식
▲출판기념회에서 이원옥 교수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가 이러한 일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보통 갖고 있는 '죽음'이라는 개념을 천국으로 이사 가는 것, 즉 '소천받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래서 책 제목에도 '죽음'이나 '장례'라는 단어를 넣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적어도 기독교인만큼은 장례식에 가서 고인을 향해 '돌아가셨구나'가 아니라, '천국에 가셨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수님의 영생과 천국의 구원을 확신한다면, 죽음이 결코 슬퍼할 일도 낙심할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

책에서 그는 장례식 용어를 다음과 같이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임종예배는 소천예배로, 입관예배는 소천송별예배로, 발인예배는 천국환송예배로, 화장터예배는 천국입성예배로, 하관예배는 부활대망예배로, 추모예배는 소천기념예배로 등이다.

이 교수는 자신의 '소천신학'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구원에 대해 확신하게 되고, 천국을 죽음의 단계에 이르러서까지도 확신할 수 있기를 요구한다"며 "아니, 평생 천국을 갈망하면서 절실한 신앙생활을 이어왔다면, 천국에 대한 확신과 기쁨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이라면 '죽음'에 대해 성경적이고 신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하여 끝이 아닌 '천국문'의 시작으로 봐야 하고, 슬픔과 절망보다는 천국을 마주하는 자에 대한 기쁨과 축하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직도 한국교회의 장례문화 속에는 기존 유교와 샤머니즘의 전통적 정서와 관습이 남아 있고, 여기에 기독교의 색채를 더하다 보니 다소 혼합된 형태라는 것이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기독교인들이라면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날 천국문을 열고 완전한 예배를 드리게 되는 것인데, 유교식 장례예배의 명칭으로는 이 영광스러운 예배에 대해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소천신학에 따라 예배의 명칭을 바꾸고 예식들을 만들어, 장례식이 아니라 예수님의 신부로 왕이 되기 위해 천국에 입성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옥 성경적 장례예식
▲출판기념회에서 김의원 박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는 단순히 소천받은 개인뿐 아니라, 그의 신앙 유산을 대대로 잇는 '기독교 명문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생전 하나님께 헌신했던 부모의 신앙과 정신을 자녀들이 본받고, 그 유산을 후대에 이어 '기독교 명문가정'을 이루는 것은 소천신학의 주된 목적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방배동 CLC 사옥에서는 출간을 기념한 예배가 진행되기도 했다. 예배에서 '새 예루살렘(계 21:1-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의원 박사(전 총신대 총장)는 "우리의 장례문화는 유교적으로, 유교는 영이 있다고 믿은 게 아니라 중국에서 자신들의 왕조를 자랑하기 위해 사당을 만들어 기념하는 형식이었다"며 "용어의 변화는 관점을 바꾸는 것으로, '소천신학'은 패러다임 시프트의 효과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복음의 좋은 동기가 될 수 있는 예식으로 장례문화가 변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원옥 성경적 장례예식
▲우리 어머님 예수님 신부로 천국에 입성해요 이원옥 | CLC | 240쪽 | 13,000원

 

이어진 '뷰(View)' 행사에서 책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 박영호 박사(CLC 대표)는 "100년간 유교 전통과 부딪혀 온 장례예식을 성경적으로 정립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영식 목사(서광교회)도 축사를 통해 "총회(예장 합동) 헌법 뒤에 '예배모범'이 있는데, 차기 총회에 헌의해서 이 책대로 용어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원옥 교수는 "장례식은 천국에 입성하는 현장을 생중계하듯 실감나게 집례하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의 자녀를 천국으로 불러가고 있다는 역사까지도 볼 수 있도록 중계하여, 함께한 타종교인들까지도 '나도 천국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불일 듯 일어나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게 되는 성령 충만의 역사가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