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감신대 제14대 총장 후보로 나선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후정·박종천·송성진 교수가 정책발표회에 참석한 모습. ⓒ김진영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박종천) 이사회(이사장 김인환 목사)가 제14대 총장을 뽑기 위해 3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모임을 가졌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오는 6월 20일로 연기했다.

감신대 이사회 정수는 19명으로, 총장을 뽑으려면 과반인 1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총 10명의 이사들이 모이긴 했으나, 이들 중 박종천 현직 총장은 연임에 도전했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현재 감신대 차기 총장 후보로 확정된 이들은 박 총장(조직신학)을 비롯해 송성진(조직신학)·이후정(역사신학) 교수다. 이들은 이날 이사회가 열리기 전 감신대서 정책발표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내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지난 2014년 교수 임용 등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사회와 교수, 학생들 사이의 갈등 여파가 이번 총장 선거에까지 미치고 있다. 일부 이사들이 성명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가 하면, 학생들도 관련 결정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7명의 이사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의 후보 선정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총추위 규정 10조 2항의 의결 과정을 거치지 않아 총장 선거를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학교 한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총추위 회의 내용은 비공개로 알고 있다. 만일 총추위원장이 총추위 결의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시점에서 (7인의 이사들이) 관련 정보를 취득했다면 이는 불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학생들은 앞서 언급한 세 명의 교수가 최종 총장 후보로 선택된 근거, 그리고 왕모 교수의 탈락 이유를 총추위에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에 따르면 당초 4명의 교수가 총장 후보로 지원했으나, 총추위는 이들 중 왕 교수를 최종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처럼 차기 총장 선거를 두고 여러 잡음이 일고 있어, 오는 6월 20일 이사회가 순조롭게 새 총장을 뽑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또 선출한다 하더라도 당분간 갈등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사회 내에서도 서로 의견을 달리하는 등 복잡한 양상"이라며 "그러나 크게 보면, 보다 자유롭게 학문을 추구하고자 하는 쪽과 보수적으로 학교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자들의 대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