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신학 김윤희 FWIA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FWIA(Faith & Work Institute Asia) 주최 '일의 신학' 특별 세미나가 5월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에메랄드홀에서 진행됐다.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는 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평신도를 위한 맞춤 설교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소그룹 교재와 일에 대한 성경적 관점들을 제시했다. 해당 콘텐츠는 팀 켈러 목사가 시무하는 美 뉴욕 리디머교회의 프로그램들을 토대로 하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김윤희 FWIA 대표가 전체 강의를 진행했다. 김윤희 대표는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아시아복음연맹 여성분과위원장, 복음주의구약학회 부회장, 한국구약학회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저도 그랬지만, 목회자들은 성도의 일터가 어떠한지 모르기 때문에, 설교에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없는 '영적'인 이야기들만 할 수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일의 신학 김윤희 FWIA
▲김윤희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윤희 대표는 "저 자신도 사역을 하기 위해 신학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17년째가 되면서 너무 여유로워졌고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한번 나와서 사역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일터 사역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터 사역을 위해 평신도와 소그룹을 진행해 봤는데, 그들은 '목회자들이 하루라도 일터에 고용돼서 일해 보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토로하더라"며 "우리는 신학을 안다는 이유로 너무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하나님나라에 대해서도 다 알고 있으며 우리 자신에게 권위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했다.

또 "평신도와 함께해 보니,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었다"며 "자신의 일도 하면서 주중에도 교회 모임에 참석하고, 하나님 앞에 항상 미안해하면서 가정도 건강도 못 챙길 정도로 교회 일에까지 열심이었다"고 전했다.

김윤희 대표는 "한국교회는 성도를 모으고 모이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centered). 수평이동도 불사하면서 우리 교회의 숫자를 늘리지만 다른 교회로는 못 가게 한다"며 "'모이는 교회'가 나쁜 건 아니지만, 교인들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떻게 해야 빛이 되는지 가르쳐 주지 않으면서 '빛과 소금'이 되라고만 강요하다 보니 그들이 정작 일터에 가서는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의 신학 김윤희 FWIA
▲전도서를 주제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와 함께 "그러다 보니, 크리스천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직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같은 직장의 과장과 부장인데도 8년 만에 우연하게 서로 기독교인인 줄 알고 화들짝 놀란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어떤 경우에는 너무 지혜 없이 '순교정신'으로 사장님이 술 한 잔 권할 때 '마시면 지옥 간다'면서 분위기를 다 흐리고 왕따가 된다. 또 다른 경우는 중간 정도로 이쪽저쪽과 타협해 가면서 스스로는 영리한 직장생활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목회자들은 '영적 전쟁'을 직접 수행할 일이 많지 않다. 뒤에서 사령관처럼 뒤에서 싸우는 것"이라며 "사실 진짜 치열한 영적 전쟁터는 교회에 모였다 흩어져(scattered) 6일간 지내는 직장이므로, 목회자들이 그들을 영적으로 무장시키고 지원해서 치열하게 살아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희 대표는 "평신도가 얼마나 똑똑한지 모른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그들의 재능을 다 발휘하지 못한 채, 주차 사역을 하면서 희생한다고 생각한다"며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봉사하고 일하는 것만 생각하지, 직장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일의 신학 김윤희 FWIA
▲소그룹 토론 중 김윤희 대표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 대표는 "평신도는 이런 문제에 대한 폭발적 관심이 있고, 매우 목말라하고 있다"며 "이제 이 사역을 할 때가 됐고, 각자 교회에서 이런 사역을 시작하면 교인들이 굉장히 좋아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후에는 전도서 3장부터 4장 6절까지 본문 속에서 '일'에 대한 언급들을 찾아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분임 토의 시간이 진행됐다. FWIA는 이처럼 성경 전체에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부분들을 찾아내 이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들을 소개하고, 소그룹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일터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를 정립하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ToW(Theology of Work)는 8년간 138개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성경 66권에서 말하는 일을 고찰한 '주석'이다. 오후에는 일터에서 겪는 고민들을 성경적 원리로 설명하는 소그룹 교재인 'FWIA 버킷'을 소개하고, 소그룹을 이뤄 버킷을 활용하는 시간을 가졌다. 'FWIA 버킷'은 이미 온누리교회나 LG CNS 신우회 등에서 사용 중이다.

FWIA는 사람들이 일에 대한 사명감과 목적의식을 갖게 하여 일터와 산업 문화에 유익과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음 세대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활발한 커뮤니티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