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운 박사
▲정상운 박사(전 성결대 총장, 한국대학기독총장포럼 공동회장 겸 사무총장).

한국사회가 총체적 위기 속에 빠져 있다. 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동성애와 이슬람 문제로 도덕적·안보적 근간도 뿌리째 뒤흔들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 방향타 역할을 해 줘야 할 한국교회는 여러 내적 문제들로 침체에 빠져 그 자체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지성의 전당이자 미래 주역들의 요람인 대학은 매우 중차대하다. 때문에 이 대학들을 복음으로 변화시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전·현직 기독인 대학 총장들이 뭉쳐 한국대학기독총장포럼을 2년 전 설립해 활동해 오고 있다. 본지는 정상운 박사(성결대 전 총장, 한국대학기독총장포럼 공동회장)를 만나 이 포럼 설립 취지와 활동 계획, 그리고 교계 안팎의 주요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다음은 정상운 박사와의 일문일답.

-한국대학기독총장포럼에 대해 소개해 달라.

"작금 한국교회가 사회의 강한 불신을 받고 수많은 이단들이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침묵만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철저한 자기 반성과 함께 한국교회 발전과 하나님나라 실현을 위한 사명을 절감하고, 인재 양성을 위해 전심전력하는 각 대학 총장들이 경험을 살려 대학 간 연대와 정보 공유 및 친목 도모와 한국교회 갱신에 기여하고자 이 포럼을 설립했다. 우리는 첫째로 한국교회가 사회의 불신을 받는 위기를 타개하고,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며, 하나님나라 확장과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에 책임을 다한다. 둘째로 교파를 초월해 신앙적 동질성의 연대를 돈독히 하고, 친목과 정보 공유와 학문적 발전에 힘쓴다. 셋째로 대학 발전에 기여하고, 교회와 사회를 위한 전문인을 양성하며, 젊은 지성인들에게 바른 신앙을 제시해 우리 사회를 정화시킨다."

-특별히 다음 세대 선교 문제가 한국교회 내에서 심각하다. 전·현직 총장들인만큼 이 문제에 관심이 많을 듯한데, 캠퍼스 복음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전·현직 총장들로만 구성돼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자 한계다. 대표성은 강하지만 실무 쪽이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목실장들의 모임과 연계해서 캠퍼스 선교 동력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피 묻은 십자가를 젊은 세대들에게 심어서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오게 하는, '영적 그린캠퍼스 운동'을 일으킬 것이다."

-대학은 사회적 영향력도 매우 크다.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

"우리는 비정치적 모임으로 순수하게 연구와 대안 제시에 집중할 것이다. 기독교 연합기관들, 그리고 다른 단체들과도 연합해서 주요 현안들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훌륭한 시스템을 공유하며, 젊은이들을 바르게 교육해 미래 지도자로 세우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현안들을 꼽는다면.

"먼저 동성애다. 이는 창조 질서를 역행하는 잘못인데 이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는 관용을 강요하고 있다. 이미 미국도 이로 인해 무너져 가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를 친동성애자들은 배타적이고 구시대적이라고 비난하는데, 오히려 그들의 사고가 더 배타적이고 구시대적이다. 머지 않아 오히려 우리가 역차별당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이슬람이다. 유럽교회는 이미 이슬람에 패배했다. 우리나라에도 이슬람이 오일머니를 앞세워서 들어오니, 경제적 논리 때문에 그들의 요구를 하나씩 들어 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말하지만 실제 그들의 교리는 매우 호전적이다. 또 일부 기독교계에서 기독교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를 동일시하는데, 알라는 쿠라이쉬족의 부족신으로서 성경의 삼위일체 하나님과 전혀 다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독교계가 WCC 부산총회 당시 드러난 것처럼 진리에 무감각해져 있다는 것이다. 세속주의·다원주의·혼합주의가 범람하는 가운데, 교회는 무방비로 당하고 있다. '우리 교회, 우리 교단만 아니면...' 하는 생각에 빠져 있는데, 그러다가 각개격파로 전체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진정한 연합과 일치, 성서적 에큐메니즘이 필요하다. 시대적 흐름을 막는다는 것이 역부족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악이 비록 성하여도 진리 더욱 강하다'는 찬양처럼 말씀의 등불을 켜고 나아가야 한다. 교회가 깨어 공동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정치적 문제, 사회법 소송 등 불필요한 소모전은 중단해야 한다.

또한 신학관과 교회관을 정립해야 한다. 신학을 위한 신학이 아닌 교회와 목회를 위한 신학을 해야 한다. 신학이 복음의 진정한 대변자 역할을 해야 하고, 교회도 보이는 건물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지금까지 성장을 위해 왔다면 이제는 질적 성숙을 위해 가야 한다. 그리하여 한국교회가 하나님께 진리의 최후 보루로서 쓰임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