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천신학회 60회
▲(왼쪽부터 순서대로) 좌장 김충렬 박사, 발표 김선미 박사(이상 한일장신대), 논평 민장배(성결대)·김병석(숭의여대) 박사. ⓒ이대웅 기자

한국실천신학회(회장 한재동 교수) 제60회 학술대회가 5월 28일 서울 이화여대 대학교회에서 '현대의 실천신학'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선미 박사(한일장신대)의 '종교 중독에서 심리적 결핍에 대한 목회상담적 대응'이라는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최근 여러 이단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가운데, 신앙생활에 있어 '지나친 열심'은 빗나가거나, 인간적 열심이 앞설 경우 이단에 빠질 위험성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교회 내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킬 염려가 있기 때문.

김선미 박사는 "종교 중독의 문제는 1차로 심리적 결핍에서 초래되는 측면이 있는데, 이는 그들에게서 강박 성향의 대표 성격장애 증상인 완고함과 엄격함, 두려움 등이 나타나는 데서 알 수 있다"며 "이들은 존재 대신 행위 중심의 신앙을 하면서 종교 행위에 빠져들어, 의례적 예식이나 집회, 프로그램화된 세미나에 빠져 집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강박적 종교 중독자들은 신에게서 억지로라도 은혜를 얻으려는 죄책감 또는 욕망에서 출발하는데, 이들의 열심 있는 행위를 보면 이러한 일들이 신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을 종교라는 거울 속에 포장하는 것으로 나타낸다"며 "이들은 자신에게 열심히 헌신하면서 마치 신의 일을 하는 것처럼 믿음을 포장하고 비합리적 헌신에 매달리는데, 이런 현상이 바로 강박적 특성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일 중독자처럼, 종교 중독자는 관계에 따르는 책임을 회피하고 기독교 내의 일 주변을 맴도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며 "이들의 종교적 행동은 진정한 신앙이라기보다, 단순히 자신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자신 스스로의 만족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알코올 중독자들이 위로를 얻기 위해 마시듯, 종교 중독자는 행위(교회 일)에서 위로를 찾는다"며 "평안이라 불리는 것은 실제로 회피이고, 현실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사라진 채 단지 역성을 드는 사람들로 대체되며, 분주함이 목표가 되고 종교적 강박증 때문에 거짓된 신의 임재를 가장한다"고 전했다.

이런 이들을 어떻게 목회상담적으로 돌봐야 할까. 김 박사는 "종교중독은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결핍 곧 긍정적 정신 에너지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그 충족을 위해 대상관계론에서 중요시하는 '모성애의 발휘'를 시도해 볼 수 있다"며 "모성적 이미지의 회복은 중독자에게 자율성과 창의성을 회복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선미 박사는 "목회적 돌봄은 위니캇이 말한 '안아 주기 환경'과 유사한데, 이는 나와 타자의 관계, 어머니 자아와 유아 자아가 하나됨을 이룰 때 엄마의 전인적 돌봄의 이미지를 기억하는 원리"라며 "종교 공동체 내에서의 안아 주기 환경이란 서로를 위하고 갈망과 욕구를 보듬어 주는 모성적 돌봄의 장으로서, 목회자들이 성도를 안아주고 성도가 목회자를 감싸 줄 때, 서로가 필요한 존재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 중심의 신앙'을 회복시킴으로써 심리적 결핍을 해소할 수 있다. 김 박사는 "그들이 신 중심의 종교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유아기 시절 사랑받지 못한 갈망과 욕구로 인한 발달과정상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그러므로 진정한 신 중심의 신앙을 통해 진정한 모성적 환경을 경험하게 하고, 원만한 인격 발달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중심의 단계를 성취해야, 진정 신에게서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김 박사는 "목회상담에서의 치료란 인격의 온전함에 이르는 데 그 의미를 둔다. 다시 말해 목회적 차원에서의 온전함은 인간을 정신적·육체적·심리적으로 온전하게 만들어가 전인적 치유"라며 "그러므로 종교중독자들의 심리적·사회적·생리적 속성의 문제를 회복하는 정신건강을 중요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중독에 속박된 이들은 신과 관련된 영적인 삶을 파괴하므로, 목회자의 모성적 돌봄이 필요한 것"이라며 "목회자들의 모성적 돌봄이란 외형적 치료와 회복보다 더 넓은 상황을 내포하는 것으로, 자신의 전능성에 대한 의존을 인식하고 자신을 항복하며 자아의 과대함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고 했다.

이날 학회에서는 회장 한재동 교수가 '실천신학자의 시대적 역할(잠 28:2, 29:7)'에 대해 개회예배 설교했고, 분과별로 총 12차례의 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