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개혁신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5월 28일 서울 서빙고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한국개혁신학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열렸다. 지난 20년을 회고하고 개혁신학의 나아길 길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기조강연과 주제발표를 비롯해 4개의 분과별 발표 등 총 15편의 논문이 선을 보였다. 아울러 창립 20주년 기념논문집 '한국개혁신학의 진로'가 출간돼 이날 참석자들에게 배포됐다. 이 논문집은 종교개혁, 선교, 교회 성장, 성경신학 등을 주제로 한 논문 및 설교문 약 60편을 담고 있다.

“항상 성찰하며 미흡함 보완해 가야”

이날 '21세기 한국개혁신학의 진로 -열린 보수주의로서의 한국개혁신학'을 제목으로 기조강연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는 "개인 내지 교단만이 온전한 교리와 신학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독선주의적 오만에 불과하다"며 "성경은 절대적이나 그 외 인간의 종교회의나 교단이 결정한 교리와 규범은 절대적일 수 없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는 교리적 상대주의 내지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이자는 게 아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성경의 원리에 입각해 원리적인 면에서 성경을 가장 잘 해석해 주는 규범적이고 헌신할 수 있는 교리와 신학이 있다고 믿는다"며 "그것이 열린 보수주의로서의 정통적 개혁사상"이라고 했다.

김영한 한국개혁신학회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그는 "삼위일체 교리를 제외한 다른 교리에 대해서는, 겸허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설득하나 정죄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삼위일체 교리는 신론·기독론·성령론의 강령(綱領)으로서, 여기에서 구원론·교회론·종말론이 나온다. 따라서 삼위일체 교리가 정통적이면 다른 교리는 강조점의 차이일 뿐 본질적으로 정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신앙과 신학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돼선 안 된다. 우리는 자유주의와 근본주의를 배격하고 중용을 취해야 한다"며 "그 중용이란 교회친화적 신학이자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규범으로 받아들이는 사도와 교부, 종교개혁의 전통을 계승한 정통신학"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기독교 안에도 보수와 진보는 있어야 한다. 이들이 서로 견제하면서 역사는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협력해 한국교회 성도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한국개혁신학은 정죄하는 신학이 아니라 상대의 장점을 보고 배우는 신학이 돼야 하며, 항상 자신을 겸허하게 성찰하면서 미흡함을 보완해 가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리적 패쇄성 극복하는 열린 자세 추구”

이어 이은선 박사(안양대 교회사)가 '한국개혁신학회 20년사'를 주제강연했다. 한국개혁신학회는 1996년 3월 30일, 김영한 박사를 중심으로 차영배·이형기·정일웅·권호덕·이승구 교수 등 20여 개 신학대 교수 30여 명이 함께 모여 창립했다.

이 박사는 "한국개혁신학회는 성경의 무오성을 바탕으로 하는 정통주의 노선에 서되, 근본주의나 세대주의가 가지는 교리적 폐쇄성이나 협소주의를 극복하는 열린 자세를 유지하고자 했다"며 "또한 학교 강단이 아닌 교회 현장에서 실천하는 신학의 경건성을 추구했고, 성경적 에큐메니칼 정신을 교단의 벽을 넘어 실현하고자 했다. 끝으로 문화변혁적 신학 담론을 추구했다"고 했다.

향후 과제에 대해서는 "포스트모던의 새로운 문화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교회의 건전한 정체성을 지켜나가 건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지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종교개혁자들의 성경에 기초한 신학을 계승하고, 위기의 한국교회를 섬겨 새로운 도약을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개혁신학회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형기·차영배·김명혁·김영재·이종윤 박사. ⓒ김진영 기자

이 밖에 이날 드렘퍼 롱맨(웨스트몬트대 구약학) 박사가 특강했고, 주도홍 박사(백석대)의 사회로 '한국개혁신학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이형기(장신대 명예교수)·권호덕(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박사 등이 패널로 참여한 포럼이 진행되기도 했다.

논문 발표에 앞서 드린 개회예배에선 김영재 목사(합동신대 명예교수)가 설교했고, 차영배 목사(전 총신대 총장)가 축도했으며, 김영한·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이종윤(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 대표회장) 목사 등이 축사·권면했다.

한편 한국개혁신학회는 논문 발표 후 제40차 정기총회를 열고, 김재성 박사(국제신대 부총장)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