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권 교체됐지만 박해 상황 개선 어려울 듯”

이지희 기자 입력 : 2016.05.10 14:08

‘미얀마 회복 선교회’ 존 비아크 목사, 순교적 신앙 강조

존 비아크 목사
▲존 비아크 목사가 기자회견에서 간증하고 있다. 현재 그는 미얀마 회복 선교회를 이끌며 필리핀에 있는 아시아 기독교 목회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하나님께서 허락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핍박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확신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통치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곧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그들은 우리에게 해를 가할 수도 없고 우리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없습니다."

미얀마 전역에서 정부와 불교 세력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박해에도 불구하고 미전도종족 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는 존 비아크 목사가, 오늘날 자유 세계의 기독교인들에게 필요한 순교자적 영성과 결단, 믿음에 대해 소개했다.

비아크 목사는 9일 서울 마포구 한국순교자의소리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지 관리의 비협조적 태도로 5차례나 비자 관련 서류를 보완하고 나서야 한국에 올 수 있었던 그는, 지난 6일 입국해 12일까지 머물며 한국교회를 향해 박해 지역 성도의 신앙과 삶, 은혜 등을 나누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한국교회에 순교자의 영성이 살아나게 하기 위해 지난 3월 말부터 오는 11월까지 거의 매달 박해받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2016년 순교자의 영성 강연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인구 5570만(135개 종족) 중 89% 이상이 불교를 믿는 미얀마에서 단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4천만 명 이상을 위해, 비아크 목사는 2006년 '미얀마 회복 선교회'(RMM, Restoration Myanmar Mission)를 세웠다. 지금까지 21명의 선교사를 미얀마 내 미전도종족에게 파송하여, 14개의 교회와 가정교회를 세우고 6백 명 이상의 성도로 하여금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했다. 그는 "동료와 성도 대부분은 매질을 당하고 직장에서 해고되며 마을에서 쫓겨나고 논을 빼앗기는 것 등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대가를 치러 왔다"고 말했다. 그 자신도 예배를 드리면 어김없이 정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기독교 활동을 한 것 때문에 한 달 사이에 7번이나 경찰에 소환된 적도 있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든 성도는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진실로 주님을 만난 이들은 모든 핍박에도 주님을 따르는 것을 행복해하며, 교회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순교자의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는 "핍박받는 나라의 기독교 지도자들을 초청하는 것은,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불쌍하게 생각하라는 의미가 아니"라며 "핍박받는 나라의 기독교인들이 우리에게 '믿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간증과 그 나라의 현황을 통해, 핍박이 없는 한국에서도 어떻게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갖고 살아가고 어려움을 이겨나가는가를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대표 폴리 현숙 박사도 "이란, 중동,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등 지구상에서 그리스도인이 되기 가장 힘든 나라들 중 믿음의 대가를 치르며 살고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초청한 것은, 단지 그들의 고난에 대해 듣고자 함이 아니"라며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나누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받는 어떤 고통보다 가치 있는 일이며, 세상의 어떤 힘, 심지어 죽음조차도 하나님의 사랑을 절대 멈추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을 통해 배우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순교자의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좌)와 대표 현숙 폴리 박사(우)가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성공한 부흥강사, 핍박받는 고국으로 돌아가

존 비아크 목사는 미얀마 작은 도시의 가난한 기독교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899년 미국인 침례교에서 파송한 카슨(Carson)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기 시작해 지금은 85%가 기독교를 믿는 '친(Chin)족' 출신으로, 증조부 때부터 기독교를 믿었다. 하지만 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형제들과 어렵게 자란 그는, 사업을 통해 부자가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이자 목표였다. 이후 중국과 인도에서 어머니의 사업이 번창하면서 자신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12세 때 교회 청소년 캠프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지만, '가장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목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인도 데라둔의 성경대학을 다닌 것도, 사업을 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려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1997년 10월, 대학 마지막 학기에 밤마다 기도하던 그는 선교사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마음에 감동되었고, 평생 주님을 섬기기로 결단했다.

이후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신학교 채플을 비롯해 많은 교회를 다니며 설교와 간증을 전했고,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듣는 사람들에게 많은 은혜와 감동을 끼쳤다. 학교를 마치고 미얀마로 돌아온 그는, 순교자의소리를 설립한 리처드 범브란트 목사(루마니아)의 저서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을 읽고 미전도종족을 위한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2000년 엠마우스 신학대학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1년 미국으로 갈 기회를 마다하고 핍박이 아주 심한 인도 오리사의 선교사가 되어 설교 사역을 펼쳤다.

하지만 오랜 친구의 이메일 한 통에 그는 다시 모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인도보다, 외국인의 출입도 어렵고 4천만 명이 복음을 듣지 못한 미얀마에서 복음을 전하지 않겠느냐는 권유 때문이었다. 3개월간 기도 후 확신을 얻은 그는 2003년 미얀마로 돌아가 결혼을 하고, 미얀마 내 2~3천 명이 모이는 큰 콘퍼런스와 모임 등을 인도하며 성공적인 부흥사역을 펼쳤다. 그리고 미얀마회복선교회를 시작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존 비아크 목사
▲존 비아크 목사가 기자회견에서 간증을 전하고, 이를 현숙 폴리 박사가 통역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지역 공동체나 불교에 의한 핍박 계속

미얀마 선교 현장에서는 누구든지 예수를 새로 영접하면 매를 맞거나 핍박을 받고 마을에서 쫓겨나는 일들이 발생했다. 그는 "예수님을 한번 영접하면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는 예수를 따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1986년 이후 교회 개척이 금지된 미얀마에서는 이후 세워진 모든 교회를 불법으로 간주하며, 공인된 교회에게도 교회 밖에서의 사역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성도는 나무 밑, 논, 강가, 새 신자의 집, 양계장 등에서 몰래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드리면 항상 정부 관료, 마을 관계자 등 수십 명이 들이닥쳐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순응하지 않으면 성도의 논을 빼앗거나 성도와 가족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래서 교인들은 약 3개월마다 장소와 시간을 바꾸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성도의 생계를 돕기 위해 순교자의소리는 쌀을 공급하거나 양식장을 세워 주었고, 사역자들을 위한 오토바이도 지원했다.

비아크 목사는 "사도행전 18장 19~20절의 지상대명령을 따라 미얀마의 4천만 미전도종족 모두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하기를 원한다"며 "산과 강을 넘고 이틀을 걸어가도, 한 영혼이라도 구원한다면 그것보다 귀한 일은 없다"고 확신했다. 또 "예수님이 명령하신 일을 하고 예수님이 명령하신 곳에 있다면, 지위의 높고 낮음과 일의 크고 작음을 떠나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 기독교인은 인구의 6%를 차지한다. 최근 정권이 바뀌었지만, 소수종교에 대한 억압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아웅 산 수지 여사의 최측근 우 틴 초 대통령이 취임하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고, 친족 출신 헨리 반 티오가 사상 처음으로 기독교인으로서 부통령에 선출됐다. 또 대통령은 미얀마 14개 주에 5명의 기독교인 관리를 임명했다. 이는 새 정부가 미얀마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불교 승려들은 미디어, SNS 등을 통해 이를 막으려 하고 있다. 비아크 목사는 "그래서 지역 공동체나 불교에 의해 핍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심지어 정부는 새로운 움직임을 보여도, 밑에서는 변화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50년 전부터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교회 내 활동만 허용하고 교회 밖에서의 활동은 금지하여 전도가 쉽지 않다. 또 불교에서 개종한 기독교인은 신분증에 명시된 종교를 바꾸려면 정부 사무실을 계속 찾아가 요청하고, 마지막에 대통령 사인까지 받아야 한다. 다른 종교인이 불교 신자와 결혼하면 이혼당하거나 승려들에게 땅을 빼앗기기도 한다. 불교 세력은 불교 신자가 타종교인과 결혼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려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존 비아크 목사는 "이러한 핍박 상황은 쉽지 않지만, 오히려 성도의 신앙을 강인하게 만든다"고도 말했다. 그는 "핍박을 받는 곳마다 기독교인들은 영적으로 성장했고, 믿음이 더 강해졌다"며 "하나님을 믿는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기독교인이 될 수 없으므로, 그만큼 각오하고 신앙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그는 "하나님이 남한에 굉장히 복을 주셨다"며 "이 복과 장점을 이용해 복음을 다른 나라의 미전도종족에게 전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존 비아크 목사는 9일 저녁 한국 순교자의 소리 본부에서 일반 대중을 위한 특별 강연을 했으며, 오는 11일 오전 10시 송탄중앙침례교회에서 강연한다.

2016년 순교자의 영성 강연 시리즈로 6월 에리트레아의 버하니 아스멜라시 박사(6월 2일~8일), 벨라루스의 드미트리 라소타 목사(6월 23일~27일), 7월 이란의 조셉 오세피안 목사(7월 28일~8월 3일),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타스 아부 사다(9월 6일~13일), 10월 스리랑카의 야미니 라빈드란(10월 20일~27일), 11월 캐나다의 그렉 무슬리만(11월 18일~12월 3일)이 초청됐다. 교회 예배 및 모임에 이들을 세우길 원하면 한국순교자의소리에 연락(02-2065-0703)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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