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담임목사만 바라보는 신앙

입력 : 2016.05.09 19:34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무겁고 어두웠던 긴 터널을 지나, 이제 환희를 만끽하는 소망의 봄이 짙어갑니다.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선물로 주신 최고의 걸작품인 4계절의 아름다움 속에 오직 넘쳐나는 감동과 찬양으로 물들어, 누구나 감사와 희망으로 변화되는 즐겁고 행복한 복된 '봄'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오래 인내하며 소망하던 봄의 그윽한 향기 속에, 우리 믿는 자들은 스스로 주님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흐트러졌던 믿음과 모든 사고를 정비해야 합니다. 특히 주님을 바로 바라봄이 없는, 가식적이고 형식적이며 오랫동안 타성에 젖어 왔던 낡은 사고방식은, 자칫 믿음의 생활을 변질되게 할 수 있습니다. 담임목사만 바라봐서도 안 되고, 장로만을 바라본다거나 힘 있는 이웃 권력자 또는 물질을 따라 좌로나 우로나 치우쳐서도 안 될 것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는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변화를 받으라고 명령하십니다. 하나님의 기뻐하시고 온전한 뜻을 성도가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교회는 주님의 말씀과 상관없는, 권력자들의 뜻 아래 유지되고 있음을 봅니다. 교회 안에는 소통과 화목, 그리고 자비가 넘쳐나야 합니다. 교회는 주님을 바라보는 곳이 되어야 하며, 누구나 똑같은 대우를 받고 권리를 누리는 곳이어야 합니다. 특정한 사람들의 안식처가 돼선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성도를 바라보며, 그들의 행복한 신앙생활을 위해 협력하며,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과 앞으로 성도가 추구하고 원하는 영원한 영적 세계에 대한 믿음의 통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성도에게 참 좋으신 주님을 소개하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향을 제시하며, 함께 거듭난 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참 좋으신 주님의 사랑을 품고 이웃들에게 나눔의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모두를 사랑해야 합니다.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일에도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소 모든 성도를 함께 품고,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정직과 신뢰를 갖춰야 합니다.

이 땅 위에서 주님을 사랑하는 성도라면, 먼저 이웃을 향한 바라봄이 있어야 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말로만 하면서 그저 자신의 편리에 따라 피해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향해 긍휼히 여기는 심성이 있어야 하고, 내게 있는 것에 대한 나눔이 있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몸소 죽기까지 실천해 보이신 그 위대한 아가페의 정신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니다.

천주교(성당)에도 우리 기독교처럼 남선교회 모임이 있는데, 매월 회비가 2만 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회비 중 절반인 1만 원은 당일 식사비로, 나머지 1만 원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쓴다고 합니다. 회원들이 매달 돌아가며 추천하는 이웃에게 준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큰 액수는 아니지만, 절반을 이웃에게 나누려고 하는 그 정신은 그리스도께서 진정으로 행복해하시는 것 아닐까요?

우리의 이웃들은 꼭 큰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뜻한 격려와 시선으로 그들에게 용기를 전해 준다면, 그들이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정신에서 벗어나, 협력하고 소통하며 나누는 삶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 놀라운 믿음의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믿는 성도에게는 '이웃을 향한 바라봄'뿐 아니라, '세상을 향한 바라봄'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웃이 보이면, 더 넓은 세상이 보입니다. 우리 이웃들의 종교에 대해서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는 소통과 화목이 필요합니다. 그들을 전도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들의 생활 방식과 정신,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은 절대로 누군가를 편견으로 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보다 먼저 주님을 만났던 우리가 그들을 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날 기독교인들은 먼저 세상을 향한 신뢰와 믿음을 쌓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을 그들이 믿지 않는다 해서, 그들을 무조건 증오하거나 멸시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 중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음을 봅니다. 종교가 없는 분들 중에서도 우리 크리스천보다 더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를 아낌없이 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말로 다 한다"고 합니다. "말은 청산유수같이 잘한다"고 합니다. 어쩌다 이런 소리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지요. 이래서야 전도가 되겠습니까?

믿음의 선배들이 지켜오던 초심을 잃지 말고, 다시금 그 시대의 신앙생활을 본보기로 회복합시다. 정말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선한 뜻을 바라봄으로써, 우리의 시선도 주님께 향한 바라봄의 삶으로 계속 이어져야 하겠습니다.

목사는 목사로, 장로는 장로로, 집사는 집사로, 권사는 권사로, 평신도는 평신도로,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굵직한 지도자들도 '주님 바라봄'을 귀히 여기는 종들이 돼야 합니다. 나 자신을 내려놓고 교만과 가식이 없는 진정한 주님의 종들이 되셔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만발하여 세상을 향해 피어나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봅니다.

제발 기득권들을 내려놓고, 교회의 미래를 위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사명을 다해 주시기를 거듭 당부드립니다. 이 땅 위의 모든 교인들은 주님의 정신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향한 바울의 말처럼 '날마다 죽는 신앙'을 생활화하며, 이 땅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풍성히 전하기를 기대합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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