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문화 세미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 교회와사회연구부와 청북교회(담임 박재필 목사)가 주최한 '기독교와 문화 2016년 1학기 세미나: 교회의 사회문화적 책임과 목회 윤리'가 28일 오후 서울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새문안홀에서 진행됐다.

총 세 번의 발제가 이뤄진 가운데 먼저 '21세기 전문직의 미래: 목회자와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발표한 이만식 교수(장신대 사회복지학)는 "20세기 후반에 오면서부터 공공을 섬기고 이타적인 관심을 가져야 비로소 전문직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그 개념이 발전했다"며 "21세기에 들면서는 '헌신'과 '윤리강령' 등이 보다 강조되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전문가들에게 부여된 독점은 위험투성이다. 언제나 독점은 남용될 수 있다. 힘과 특권은 공공 복리가 아닌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지역사회는 전문가 집단의 독점에 반발할 수 있다. 다행히도 이는 모든 전문직에 존재하는 행동 양식에 관한 도덕적인 규제가 있기에 발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문직의 속성에 대한 학자들의 정의들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윤리강령'을 전문직 구성의 핵심 요소로 포함하고 있다"며 "21세기를 지난 다음 세기에도 전문직이 인간의 영역에 존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윤리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모든 일은 인공지능이 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인간은 오히려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 그때야말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의 창조성이 발휘될 때다. 그리고 그 창조성은 윤리라는 고민을 통할 때 타인을 향한 따뜻함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교회의 문화예술 영역에서의 목회 윤리'를 제목으로 발표한 박성관 교수(장신대 초빙)는 "목회자는 '교회 속 문화'와 '문화 속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 사이에서 도덕적·미적 가치 판단을 제공할 수 있는 문화 해석자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따라서 목회자는 문화예술 텍스트를 읽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종교개혁 전통을 따라 말씀 중심의 길을 걸어온 한국교회는 말씀과 문화(시각예술)를 통합해야 한다"며 "우선 신학교 교육과정에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교육이 포함돼야 한다. 특히 시각예술에 대한 교육이 시행돼야 한다. 이는 종교개혁 이후 500년 동안 소외된 시각예술에 대한 회복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문화를 변혁하도록 부름받은 곳은,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님의 십자가의 교차 영역인 이 세상(문화)"이라며 "소박한 일상이 거룩한 삶으로 드러나는 부활의 증인된 신자들의 삶이야말로 최고의 예술 작품이다. 복음 안에서 사는 그리스도인의 삶 자체보다 더 아름다운 예술은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국교회의 위기 탈출, 목회자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를 제목으로 발표한 박재필 목사(청북교회)는 "목회자가 경각심을 갖고 깨어 있지 않으면 어떤 신학적·사회적 진단을 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한다 해도 한국교회는 회복될 수 없다"고 했다.

박 목사는 특히 "현대목회에서 목회자에게 발생한 큰 위기 중 하나가 바로 당회와의 갈등일 것"이라며 "현재의 목회자는 선배 세대에게서 배운 수직적 구조를 갖고는 당회원과 소통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 결과는 갈등으로 표출될 것이다. 당회원들과의 소통, 문화적 이해, 인간관계의 개선 등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목회자의 경견생활 부족과 윤리·설교의 위기를 지적한 박 목사는 "정말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근본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중세, 위기의 시대 당시 종교개혁자들은 교권의 회복과 대사회적 영역의 확대 같은 비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라는 본질을 구호로 삼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목사의 영적 리더십이 회복되지 않고는 교회는 다시 일어설 수 없다. 세속적인 성공을 위한 목회나 목회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그 십자가 정신은 오늘 한국교회와 교회의 책임자로 부름받은 목회자들이 가야 할 진정한 회복과 부흥의 길"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