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제21장 글쓰기 치료


글쓰기에는 치료적 힘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근거와 원리에서 그러한가? 어떤 글쓰기가 치료적인 힘이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이 글쓰기와 관련된 것들이다. 글쓰기는 표현치료의 하나로, 글을 쓰고 그 글을 성찰하는 행위를 치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글쓰기 치료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글로 쓰는 것이 점차 고통을 약화시키며 면역체계를 강화시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1. 글쓰기 치료의 기초 이해

글을 쓰면서 마음을 치료한다는 것은 새로운 기법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이제 글을 쓰면서 어떻게 치료가 된다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된다. 그러면 글을 쓴다면 어떤 원리가 작용되어 마음이 치료가 되는가에 대한 문제가 된다.

1) 글쓰기 치료의 정의

글쓰기 치료는 글쓰기를 통하여 심리를 치료하는 기법이다. 치료의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도안된 글쓰기를 의도적으로 사용한다. 데살보(Louise A. DeSalvo, 1999)는 저널치료가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더 나은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반성적인 글쓰기를 목적 지향적이고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슬롬스키(Przemystau A. Slomski, 2003)에 따르면 저널치료란 심리적 치료 또는 개인의 성장을 심화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각들이나 감정들을 기록이다.

데살보는 글쓰기 치료에 대한 페벤베커와 베알(J. W. Pennebaker & S. Beall)의 실험을 예로 든다. 실험자들은 자신의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편성하여 하루 15분 정도 4일간 글을 쓰도록 하였다. 첫째 그룹은 단지 감정을 표출하는 글을 쓰게 하고, 둘째 그룹은 단지 어떤 일이 벌어 졌는지를 쓰게하고, 셋째 그룹은 사건과 그 사건에 연결된 감정을 함께 쓰도록 해 보았다. 그 결과 첫째그룹과 둘째 그룹에서는 이렇다한 치료적 역동이 관찰되지 않았지만 셋째 그룹에서는 놀라운 치료의 역동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한다. 6개월 후 이들의 건강 히스토리를 살펴본 결과 세 번째 그룹에 속했던 학생들이 보건소나 병원을 찾는 율이 훨씬 적었으며 더욱 건강해진 것을 발견하였다.    

2) 글쓰기 치료의 원리

모든 글쓰기가 언제나 치료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과거의 사건을 자세히 묘사하고, 그때 느꼈던 감정과 그때 사건을 보는 현재의 느낌을 함께 쓸 때 탁월한 치료의 효과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사실 많은 작가들이 순수하게 심미적 창작의 목적으로 글을 썼다기보다 자기 치료의 목적으로 글을 썼다. 어떤 경우 전혀 작가될 생각이 없었는데 자기 내면세계의 표현의 수단으로 글을 쓰다 보니 작가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글쓰기를 할 때 꼭 이야기 되었어야 할 사건들이 이야기로 되며, 거기에 얽혔던 모호한 감정들이 의미 있는 감정으로 재구성된다. 

글쓰기를 통해 감정과 사건, 지금의 감정과 그때의 사건을 통합하는 과정을 거친 후와 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간략하게 말해서 감정의 지배를 받기보다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감정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질병도 이름을 붙이기 전까지 의사들이나 환자 자신이 적절히 다루지 못한다. 정서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쓴다고 감정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정체를 규명하고 이름을 붙이면 다스릴 수 있는 상태가 되어 더 이상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게 된다.

자기 치료로서 글쓰기를 할 때 주의할 점은 문법이나 작품이 일차적 관심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의 경험과 내면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어렸을 때 작문 시간에 글자 몇 개 틀린 것, 문법에 맞지 않은 문장 때문에 벌겋게 그어진 시험지 따위는 잊어버려야 한다. 하루에 약 20분 정도 그저 백지를 앞에 놓고 앉아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좋은 치료 그룹이 있다면 그것을 함께 나누면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쓰고 있다면 굳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치료 효과는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글쓰기 치료의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는 조금만 지도를 받으면 매우 값싸고,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며 다른 사람에게 비밀이 탄로가 날까 염려할 필요도 없다.     

3) 글쓰기와 다른 치료와의 차이

글쓰기와 독서치료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독서치료는 넓은 의미에서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를 모두 포함한다. 독서지도에서 양념처럼 들어가는 것이 독서감상문이다. 독서치료에서도 감상문 쓰기를 다양한 형태의 후속 활동으로 채택한다. 그렇다면 독서지도에서 글쓰기와 독서치료에서의 글쓰기가 다른 점이 무엇인가? 자칫하면 독서치료와 독서지도가 형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독특성을 상실 할 수 있기 때문에 양자를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독서치료에서 글쓰기는 책을 읽은 후 치료적 글쓰기로 안내해야 하는데 데살보의 책은 매우 중요한 통찰들을 제공한다. 독서치료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측면(책을 잘 읽어내기), 생각하기, 그리고 잘 표현하기 영역을 균형 있게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글쓰기 치료는 저널테라피와 다르지 않다. 글쓰기 치료는 저널치료(jounal therapy)라고도 불리우며, 표현예술 치료 쪽에서도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 저널요법(글쓰기 치료)은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더 나은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반성적인 글쓰기를 목적지향적이고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이슈들과 염려(관심사), 갈등들과 혼돈에 초점을 맞추어 명료화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저널요법은 스타일과 기술, 창의성, 친밀성, 생의 신비에 대한 안내를 통하여, 전통적인 일기를 비용효과(cost-effective)와 자기 경영을 제공하는 창의적이고 독특한 치료적 방법으로 바꾸어 놓는다. 

2. 글쓰기의 유래와 과정

글쓰기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오랜 역사를 갖는다. 인간이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서 표현한 것은 그만큼 오래도록 계속되어온 역사를 갖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글쓰기는 반드시-치료적 목적을 위한 것은 아니었고 단순히 표현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글쓰기를 단순히 표현을 넘어 점차로 치료적 의미로 보게 되기에 이르렀다.    

1) 글쓰기의 유래

고대의 동굴벽, 돌, 양피지, 종이 등의 기록에서부터 시작되어 최초의 역사적 저널 기록은 AD 400년경 어거스틴(Augustine)의《고백록》(Confes- sions)을 들 수 있다. 10세기경 일본의 궁정 여인들이 베게 수첩(pillow book)을 사용하게 되었고, 19세기경에는 신사숙녀들이 자기점검의 도구(vehicle of self-examination)로서 가죽수첩을 활용하게 되었다. 

1930년대는 정규학교에서 2차 세계대전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글쓰기를 학과목 안에서 실행케 하였다. 1950년대는 일기쓰기가 보편적 인기를 얻게 되었고, 1960-70년대 프로고프(Ira Progoff)박사가 그의 환자들에게 심리의 연습장(psychological workbooks)으로 저널을 활용하게 함으로 집중적 저널법(Intensive Journal Method)이라는 방법을 발전시켜 현대 저널의 아버지로 불리면서 치료적 도구로서의 저널쓰기의 확고한 위치를 세우게 되었다. 

그리하여 1960년대 심리학과 교육학을 접목시킨 영향력 있는 교육수단으로서의 글쓰기는 교사들이 다양한 수업장면에서 비공식적 치료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나 그 효율성에 대한 임상적 보고는 상당히 빈약한 실정이었다.

2) 글쓰기의 과정

글쓰기의 과정은 일반적인 글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 과정을 단순하여 하여 글쓰기를 쉽게 하고자 한다는 점이 다르다. 창작의 과정처럼 복잡하게 하면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게 되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글쓰기의 과정은 일종의 글쓰기의 요령으로서 다음과 같은 일정한 단계를 거치게 된다.

첫째로 준비 단계이다. 준비단계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필요로 한다. 그러니까 먼저 글쓰기를 하루에 20분이나 그 이상 하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이때 자신만의 글쓰기 의식을 치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글을 쓸 때는 자신이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관심이 가능 것에 생각이 쉽게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글을 쓰기 전에 자신이 어떤 책에 매력을 느끼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자신의 글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글쓰기에서 도움이 되는 멘토를 모시라고 권하는 이유이다.

둘째로 발아 단계(Germinating)이다. 발아 단계는 글이 싹을 튀울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작은 싹을 튀우면 그 싹은 크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이때는 좋은 싹이어야만 한다. 좋은 싹은 그만큼 잘 자랄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런 싹이란 대개 모은 생각의 단편들, 아이디어들, 자료들을 살피면서 마음속에서 여러 번 생각하는 것이다.

셋째로 집필 단계이다. 집필 단계는 그대로 글쓰기를 시도해 나가는 실제적인 과정이다. 이 집필에서는 일단 글을 계속적으로 써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문법적인 형식이나 부호등에도 신경을 쓰지 말고 생각이 이어지는 대로 써 나가야 한다. 이때 과거의 사건과 그때의 감정,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한 지금의 느낌을 함께 쓸 때 치료적 글쓰기가 된다.

넷째로 깊이 더하기이다. 깊이 더하기란 보충이나 보완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특히 내용적인 측면에 신경을 기울이게 된다. 생각에 관한 것을 일단 글로 만들었을 때 그 흐름을 탄 것이다. 그러기에 내용적으로 조금은 다듬어야함을 의미한다. 이 다듬기에서는 특히 거칠게 쓴 글을 읽으면서 무엇이 빠졌는지, 어떤 점을 보충해야 할지를 살펴보고 깊이 있는 글을 만드는 단계이다.

다섯째로 교정하기이다. 교정하기에서는 진정한 글이 되기 위한 과정이다. 아무렇게나 써 놓은 글이 글다운 글이 되기 위해서는 글쓰기의 법칙에 따라야 한다. 이런 과정은 가급적이면 문장론이나 문법적인 원리에 따르기에 충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정하기는 글의 형식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으로 써놓은 글을 정교하게 맞춤법, 표현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여섯째로 완성단계이다. 완성단계는 하나의 글이 몇 가지의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상태이다. 하나의 글로서 이루어져 완성된 것이다. 이런 완성의 글은 일정한 장르를 규정해도 좋을 것이다.

글쓰기 치료에 관하여 더 상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국문학의 문장론을 참조하거나 저널치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하여 자신의 저널을 써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사이트들을 다수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3. 글쓰기 치료의 실제적 효과 

글쓰기에는 일정한 요령이 필요하다. 덮어 놓고 글을 쓴다고 해서 모두 치료의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일정한 요령과 함께 적절한 과정을 통해서 시도할 때 기대하는 효과를 산출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1) 글쓰기 치료의 요령

글쓰기 치료에는 일정한 요령이 필요하다. 누가 글쓰기 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가? 누구나 특별한 재능이나 훈련 없이 펜, 종이, 감정을 드러내어 자신을 점검해보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자신의 직관을 신뢰하고, 자식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누구에게 평가당하는 글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글을 써 내려가면 된다.

글쓰기는 일종의 저널치료와 같다고 전술하였다. 글쓰기는 더 넓은 의미에서 저널치료와도 동일한 의미를 갖기에 그 원리는 다르지 않다. 그러면 저널치료는 글쓰기의 이해를 더 넓힐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떻게 저널치료를 활용할 수 있는가? 저널치료는 집중적으로 글을 써가는 노력과 자신의 정서적 고통을 어느 정도 감수할 만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글을 써봄으로서 카타르시스와 치료의 효과뿐만 아니라, 굳이 남에게 자신의 불필요하고 건강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강박적 감정이나 행위를 드러내 보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 공간, 비용면에서 상당히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어떻게 저널치료가 이루어지는가? 전형적인 작문숙제가 아닌 하루 약 20분 정도 그저 백지를 앞에 놓고 앉아 진솔하게 혼자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거나, 좋은 집단치료그룹과 자신이 쓴 글을 나눌 때 모두 동일한 치료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책을 읽은 후 치료적 글쓰기(therapeutic writing)의 효과를 높이려면 보통 책을 읽고, 그 줄거리를 요약한 후 자기에게 특별히 인상 깊은 부분을 자신의 경험과 연관시켜 글을 쓰게 되면 자기이해와 성찰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글쓰기에는 일정한 기법과 유형을 갖게 된다. 글쓰기의 기법에는 카타르시스적, 서술적, 자유로운 직관적 글쓰기, 성찰적 기법 등이 있다. 개인에 따라서는 관심을 갖는 분야를 선택하여 글쓰기를 시도할 수 있다.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하여 글을 쓸 때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글쓰기의 유형에는 서신왕래, 저널쓰기, 창의적 글쓰기, 시, 구조화된 글쓰기, 집단회기에서의 글쓰기 등이 있다. 

2) 글쓰기 치료의 효과

글쓰기는 일정한 효과를 기대한다. 이런 효과로는 정신적 측면과 신체적인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신적 측면으로는 향상을 기대한다. 모든 연령, 인종, 성별, 지능에 관계없이 정신적이고 심리적 혜택을 줄 수 있다. 감정충돌을 완화시켜주고, 자기 인식을 북돋우며, 행동 통제 및 문제해결능력 향상, 불안 감소, 현실감 갖도록 돕기 등이 그에 해당된다. 신체적 측면은 신체적 변화를 의미한다.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심장질환을 부추기며, 관절염과 천식 등의 질병을 악화시키는데 글쓰기(journal writing)를 통해 긴장을 해소시킴으로 이러한 신체적 질병을 경감시키고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불안, 좌절, 이혼, 손실감, 학대, 상처, 그리고 만성적 질환까지라도 저널치료를 활용함으로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런 효과는 반드시 심리적 문제를 가진 사람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상당히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창의성(창의적 표현) 증감, 스트레스 대처, 인생에서 기억할 만한 추억에 대한 기록 등이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면 타인을 대상으로 개인 또는 집단 저널치료를 시행하고자 할 때는 보건전문가 즉 예술치료가, 심리학자나 정신과의사와 같은 자격이 부여된 사람들에 의해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하여 글쓰기 치료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잠재능력의 개발이다. 아동의 저널쓰기에서 가장 큰 장애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대해 잘못된 경험이다. 학교에서의 정식 글쓰기 교육은 항상 성적이나 평가와 연결되어 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글쓰기가 본능적 자기완성의 활동이며 자신만의 즐거움과 자기표현을 위한 것임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적평가나 무엇인가 칭찬받을 일을 이루어 내야 한다는 결과물에 대한 압박감을 제거해 줄 때 아이들도 결국 마음 놓고 글을 쓰게 되고 잠재된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 창의력의 개발이다. 언어(말하기)는 오른쪽 뇌와 관련이 있다면 글쓰기는 왼쪽 뇌와 더 많은 관련이 있다. 상담치료가 주로 우뇌를 사용하는 말하기와 관련되어 있다면 글쓰기는 말하기로는 자극되지 않는 좌뇌를 사용하거나 자극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는 아동 그림저널 프로그램을 개발한 카파키오니의 주장도 유사하다. 카파키오니는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병행할 때 우뇌와 좌뇌의 고른 자극으로 아동의 창의력 개발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는 점에서다.

셋째로 자존감의 향상이다. 건강한 자존감이란 한 개인이 경험하는 감정과 욕구가 자신의 한 부분임을 확신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자동적으로 또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사함은 힘과 자존감을 얻는다. 저널치료는 아이들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판단 받거나 점수는 받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맘껏 자신의 모든 감정을 표현하고 탐구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다.

넷째로 작문실력의 향상이다. 아동은 비어 있는 종이(일기장)속에 이전에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글쓰기에서 표현하거나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실험함으로써 창의적인 작문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지속적인 저널, 즉 일기 쓰기는 호기심과 관찰력을 키우고, 아이들 개개인의 경험, 감정,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습관을 통해 언어표현과 글쓰기/작문 실력을 향상시킨다.

다섯째로 스트레스 해소와 면역력의 강화이다. 놀라운 사실은 사람들이 심리적 외상에 대해 글을 쓰거나 말하는 동안에 즉각적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면 근육긴장이 완화되고 손의 발한정도가 낮아진다. 그런 점에서 저널 같은 글쓰기가 면역력을 강화시켜서 심리적인 건강뿐 아니라 육체적 건강에까지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페니베이커를 중심으로 20여 년 동안 진행된 과학적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안전한 공간인 저널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긴장이 완화되고 억압된 분노, 슬픔, 상처, 두려운, 공포 등을 배출하여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심리적 건강뿐 아니라 면역력까지 강화된다.

여섯째로 동기부여와 학습능력의 향상이다. 글쓰기 또는 저널쓰기를 통한 자존감의 향상은 결국 자기에 대한 확신을 가져오며 학습동기를 유발시키고 집중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몇 가지 연구에서 글쓰기 실험을 경험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 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음을 발견하였다. 이것은 감정적인 글쓰기가 '작동기억'을 상승시켰기 때문이다. 성인의 경우, 회사에서의 적응력과 인간관계 개선 및 업무 능력 향상을 가져왔다는 실험 결과도 발표되었다. 

일곱째로 의사소통 능력과 적응력의 강화이다. 글쓰기 치료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할 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을 얻게 됨으로써 의사소통 능력과 현실 적응력이 강화된다. 모든 치료는 궁극적으로 상처와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한 개인이 참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의 존귀함을 인식하게 하여서 궁극적으로는 현실에 적응하며 살게 하는 것이다.

여덟째로 꿈과 재능의 탐구이다. 자신의 감정과 느낌이 무엇인지 알고 또한 자신이 느끼는 것이 자신의 원하는 것임을 알며, 그것을 어떤 책망이나 비난, 혹은 수치심,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다. 자아 성찰적 특징을 가진 저널쓰기는 아동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자신의 꿈과 욕망, 재능을 탐구하도록 돕는다.

아홉째로 행동장애의 치료이다. 글쓰기 치료는 행동장애를 가진 어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억압된 감정으로 인한 행동장애를 가진 아동의 경우, 저널 속에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몇 페이지든 실컷 쏟아 내고 적어 넣도록 하면 그 감정 에너지를 건전하게 분출함으로써 폭력 등 다른 행동으로 그 에너지가 전환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글쓰기는 학습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4. 아동 글쓰기의 방법과 단계

아동 글쓰기 치료에서는 어른들의 저널치료에서처럼 발문은 사용하거나 주제를 주어서 산문이나 시를 쓰도록 유도한다. 때로는 치료사(지도사, 교사, 부모)와 함께 이야기 짓기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치료사가 제시한 글쓰기 주제가 아닌 다른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할 때가 있는데 아이들이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반드시 글쓰기 활동 주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게 해도 좋다. 

1) 글쓰기의 방법

글쓰기에는 자유롭게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일정한 요령을 따라서 하면 더 쓰기에 편리하고 유기할 것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의 활용을 제안한다. 첫째로 그림저널 쓰기이다. 이 방법은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병행하여 자아 탐구를 더 용이하게 한다. 그림 그리기는 글을 쓰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무척 유용한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게 한 후, 그 그림을 말로 설명하게 하고 곁에서 교사나 부모가 그 말을 받아 적어 주면 좋다.

둘째로 구조적 글쓰기이다. 구조적 글쓰기는 특히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처음 글쓰기 치료 단계에서 사용하면 좋다. 미완성 문장을 완성하게 하는 것은 가장 흔히 쓰이는 저널기법 중 하나로, 막연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들을 이끌어 내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글쓰기 기법이다.

셋째로 시-쓰기이다. 아이들의 글쓰기 치료에서 시-쓰기는 흔히 사용된다. 시는 아이들의 창조적인 생각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된다. 또한 비유나 은유를 사용할 수 있어서 아이들은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에 산문적 글쓰기에서 표현할 수 없는 문제를 표출할 수 있다.

넷째로 글쓰기 유도문장의 활용이다. 다양한 유도문장을 주어서 글쓰기를 유도하면 효과적이다. 때로는 동화책이나 노래가사, 동시 등을 함께 읽고 그 내용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문장을 택하여 그 문장으로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그림책, 동화책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가사, 시, 영화 등 문학작품을 사용하여 아이들의 글쓰기 치료에 촉매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기법이다.

다섯째로 그림, 사진, 이미지 등의 활용이다. 그림이나 사진, 이미지는 감정표현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데, 그리고 내면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또한 그림 안에 있는 사물들은 매우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접목시키는 것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약동시키고 독창적인 해석과 글쓰기를 유도하게 된다.

2) 치료적 자서전 쓰기의 7단계 

1단계: 자신의 삶에 대해 제목(주제)을 붙이기. 
2단계: 삶의 8가지 주요 경험이나 사건(Eight Key Events)에 대하여 쓰기. 
3단계: 내 삶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네 사람(긍정적, 부정적)에 대하여 쓰기. 
4단계: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과 나의 꿈(인생의 목적, 관심사, 희망과 갈구, 욕구 등). 
5단계: 지금 현재 심한 스트레스, 갈등,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두 가지 찾아 설명해보기. 
6단계: 개인적인 사상과 신념 살펴보기. 
7단계: 내 삶에서 중요한 주제가 무엇인지 내 삶의 전반적인 주제(신념과 이념) 살피기. 

3) 저널쓰기에 관련된 잘못된 생각들

1. 모든 단어의 철자를 정확하게 써야하고 올바른 문법과 마침표를 사용해야 한다. 
2. 어떤 문제를 그 문제의 바닥까지 파헤쳐서 써야 한다. 
3. 매일 써야 하거나 적어도 일정한 기간 단위로 써야 한다. 
4. 내 저널은 지저분하게 써서도 안 되고 단어나 문장을 선을 그어 지워서도 안 되며 가장자리에 뭔가를 써서도 안 된다. 
5. 내 저널은 다른 사람이 읽기에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4) 만족스런 저널쓰기를 위한 몇 가지 제안

1. 명상으로 도입부를 시작해라. 
2. 저널을 쓸 때마다 날짜를 기입하라. 
3. 당신이 쓴 것을 가지고 있어라. 
4. 빨리 써내려나가고 Penmanship(서법, 필법)에 대해 걱정하지 말아라. 
5. 쓰기를 시작하고 계속 써라.
6. 가능한 빨리 완전한 사실을 말하라. 
7. 당신의 Privacy를 보호해라. 8. 자연스럽게 써라. 

이상에서 우리는 글쓰기 치료에 대하여 간략하게 기술했다. 여기에도 다양한 요령이 있기에 그 실례를 들어야 하지만, 지면 관계상 다음으로 미루어야 한다. 이런 글쓰기 치료에는 사실상 저널(journal)이 가장 오래된 자가 치료적 글쓰기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저널치료(journal therapy)란 정신, 육체 그리고 감정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쓰는 성찰적 글쓰기를 말한다. '저널'이란 일반적인 일기(diary)를 순수하고 독특한 치료법으로 변형시킨 새로운 형태의 일기이다. 

매일 매일 일어나는 일과 사건을 객관적으로 또는 외부에서 보는 관점에서 기록하는 기존의 일기와 달리 저널은 자신이나 인생의 여러 문제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이해를 위해 내면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글 쓰는 사람의 내적인 경험, 반응, 인식에 글쓰기의 초점을 맞춘다.

저널은 우리의 경험을 저 밖으로 내어놓는 방법으로서 쓰인 글에 거울처럼 비친 우리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생각과 느낌, 경험 등을 감당할 수 있는 보다 작은 조각으로 나누는 글쓰기 행위는 혼란과 좌절감을 완화시켜 주며 문제에 대한 통제력, 자신감, 이해력을 증진시켜 준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읽는 행위를 통해 저널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더욱 명확히 인식할 수 있으며, 그 결과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고, 자아의 성찰과 성장을 가져오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상의 유익함을 얻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