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직목사기념상 시상식 한경직 목사 기념강연
▲수상자 및 주최측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은애 기자

한경직 목사를 기념하는 시상식과 강연회가 20일 오후 영락교회 베다니홀에서 열렸다. 

한경직목사기념상은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와 슈페리어재단이 공동 제정한 것으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국내외 단체들에게 선교·봉사·교육부문으로 나눠 각각 상패와 후원금 5천만 원을 수여한다. 

올해로 제3회를 맞은 이 상의 수상자들로는 선교부문에 십자가선교회, 봉사부문에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가 선정됐다. 십자가선교회는 알코올과 마약 문제 등으로 고통받는 중독자들을 돌본 공로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복리 증진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십자가선교회 안일권 목사는 수상 소감에서 "너무 부끄럽고 형편없는 모습으로 이 자리에 섰지만, 이 자리에 와 계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며 "무역을 하다가 부도가 나 수감된 교도소에서 눈을 감은 제가 하나님을 보는 눈을 뜨게 되었고, 1989년에 선교회를 세워 수감된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역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쓸모없는 사람인 줄 알고 살았었는데, 하나님께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바꿔 주셨다. 28년 동안 사역하며 가족들에게조차 버림받은 형제들을 돕고 있다"며 "예수의 귀한 선교사로 만들어 주신 큰 은혜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중독자 치유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김선태 목사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후원금으로 시각장애인 15명에서 장학금을 줄 수 있게 돼서 하나님께 영광을 드린다"며 "이 상이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경직 목사 16주기를 맞이해 '한국교회가 존경하는 한경직 목사님을 회상하며'를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렸다. 강사로는 손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박용규 교수(총신대),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등이 나섰다.

손봉호 박사는 "한경직 목사님은 돈·명예·권력 같은 우상에 절하지 않은, 순수한 그리스도인이자 지도자였다"며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돈의 우상을 섬기고 있는 우리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경고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사참배했다고 고백한 한 목사님이 아니라, 우리가 우상을 숭배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고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하겠다"고 했다.

이영훈 목사는 한경직 목사의 삶에 드러난 그리스도의 마음에 대해 ▲긍휼과 자비의 실천 ▲하나됨을 위한 지극한 헌신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겸손 등을 꼽은 뒤, "한경직 목사님의 생전 행보는, 국가나 정치 집단 등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기독교인의 본분인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섬겨야 하는 것임을 알게 해 준다"고 했다.

지형은 목사는 1970년대 말 신학생 시절 영락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갔을 당시, 한경직 목사가 설교 원고를 보고 있던 모습을 회상했다. 그는 "젊은 목회자들이 한경직 목사님의 설교에 독재 정권에 대한 예언자적 책망이 없다고 비판하던 때, 묵묵히 설교 원고를 보시던 그분의 침묵이 떠오른다"며 "그분의 침묵, 그 목회 신학적 입장의 깊이까지 헤아리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