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언 칼럼] 정부는 종교 활동 적극 권장·보호해야

입력 : 2016.03.27 17:32

박종언
▲박종언 목사(한교연 인권위원장).

영국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 시대 불화가 최근 소개되었다. 우리 민족의 자랑 수월관음도는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삼국시대의 정교한 금·은 세공이나 도자기 제작 솜씨 또한 그렇다. 국민이 가진 종교는 그들의 신앙심에서 비롯한 아름다운 건물, 그림, 조각 등을 남긴다. 그 사회가 만들어내는 문화가 그것이다.

불교와 유교는 중국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귀족층으로 전파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자연 발생된 천도교도 있고, 조선 후기에는 천주교·기독교가 들어왔다. 불교나 유교를 국교로 정하려고 했던 시기도 있었으나, 모든 종교는 개인의 자유였다.

우리나라는 조선 시대를 지나서 대한제국이 되었다. 대한제국의 건립은 서재필을 중심으로 이승만·윤치호 등이 적극 참여했던 독립협회가, 중국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이 나라의 군주를 황제로 등극시키는 자주 국가로 하기 위해 벌인 투쟁이었다. 1897년 10월 12일부터 1910년 8월 29일까지 존속했다. 1897년 대한제국이 1947년 대한민국으로 건립되기까지는 기독교의 교육과 그 신념이 근간이 되었음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반상의 계급이 뿌리 깊은 사회에 들어온 기독교(천주교 포함) 문화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 자체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르침이었다. 남녀가 동일하고 누구나 평등한 자격으로 교육받을 자격, 능력대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 등을 가르쳤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자유는 기독교 문화로 비롯된 것이다.

기독교가 처음 전파되던 시기에 많은 선교사들과 신자들이 처형을 당했다. 마포나루를 피로 물들인, 천주교 성지인 절두산의 순교는 역사의 현장이다. 하나님을 섬긴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귀족과 천민, 남자와 여자의 벽을 허물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깨달아가는 자유를 막고자 사람들의 목을 벤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가 무속 신앙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역시 불교만은 아니다. 우리는 선조들이 지나온 모든 시대를 사랑하고, 그 시대의 종교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낸 문화를 계승하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몇백 년이 지나고 천 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시점의 우리 후손들은 기독교 문화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종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보호해야 한다. 모든 종교가 나라의 안전망이 되고,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며, 복지·의료·교육 등에서 다양한 사회봉사를 하며 국가가 못하는 곳까지도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가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수월관음도에 탄성을 발하듯이, 앞으로 오는 어느 시대에는 대형 교회나 성당을 보고도 감탄하고 지금의 문화를 기억하는 것이 맞다.

종교편향적인 태도를 버린다면 불교 문화뿐 아니라 기독교 문화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게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워지고 민주주의가 정착하고 꽃피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기독교 신자들의 피와 기도와 눈물과 땀이 이 땅에 스며들었는지, 결코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교회와 3대 종단은 종교인 과세를 찬성하고 납세를 결의했다.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법제화를 통해서 종교의 재정에 관여하고 사례에 대해 원천징수하는 것은 결단코 안 되는 일이다. 그것은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이다. 아울러 종교편향적인 조치임이 분명하다.

신자들이 자신들의 신앙에 따라 헌금을 모아서 종교 시설을 건축하거나 신앙적 가치관에 따라 종교 활동에 사용하는 일에 대해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에서 세무조사를 한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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