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올해도 고난주간이 돌아왔습니다. 교회에서는 성찬과 금식을 진행하고 고난을 묵상하는 의미 있는 주간을 보낼 것입니다.

고난주간을 생각할 때마다, 우리가 성도로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함은 필연적 사실입니다. 고난 없이는 주님을 깨달을 수도 하늘나라의 영광에 동참할 수도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주님의 값없는 사랑은, 싸구려 복음이 아니라 그 어떤 것보다 값진 보배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그 값으로 치를 수 없는 소중한 복음과 그로 인한 구원을 위해, 고난을 마다치 않고 주를 따랐던 믿음의 선조들처럼 의미 있는 고난에 동참코자 합니다.

이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주님의 고난에의 동참은, 우울한 표정과 몇 끼 금식으로 고픈 배에서 나오는 꼬르륵 소리만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고 매를 맞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 믿는다고 죽임을 당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땅 위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시대 우리의 고난 동참은, 예수를 믿기 때문에 자의적 선택으로 우리의 쾌락과 유익을 절제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선조들은 믿음을 지키기 위해 맹수에게 던져졌던 때도 있었고 광야를 유리 방황해야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가문에서 추방돼야 했고, 어디론가 갈 바를 모르고 떠나야만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주님의 고난에의 동참은, 그러한 물리적인 당함보다 오히려 우리가 주님을 위해 선택해야 할 삶의 방향과 자세입니다. 지금 우리가 동참해야 할 주님의 고난은, 우리 마음과 삶을 주님의 마음에 합당하게 전환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진리가, 사랑이, 베풂이 무엇인지, 그 모든 것의 기준이 자신과 자신의 유익이 돼 버린 시대입니다. 지금 이 시대의 고난은 밥 몇 끼 굶고 우울한 표정으로 깔깔거리지 않아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을 깊이 묵상하며 내 생각과 삶의 틀을 주님의 마음에 통째로 맡기는 것입니다. 계산과 내 유익의 머리 씀에 너무 영리해 망하는 나를 버리고, 어수룩하게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부끄러움을 옷 입고, 주님의 진실에 근접해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