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십자가에 못 박으라” 외치던 군중 속에 있던 나

입력 : 2016.03.21 17:46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2016년에도 어김없이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특히 부활 전 한 주간은 고난주간으로,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는 예수님께서 겪으셨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성결하고 경건하게 지내려 합니다. 한편으로는 사망 권세를 물리치시고 승리하신 부활의 여정을 준비하는 귀하고 귀한 아름다운 주간입니다.

특히 주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는 어린 나귀를 타시고, 제자들과 함께 많은 군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셨습니다. 좋은 말이나 낙타나 큰 나귀도 있었을 텐데, 하필이면 아무도 타 보지 않은 순수한 새끼 나귀를 선택하신 이유를 모든 성도께서 아마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예수님의 입성을 열광하는 제자들과 군중은 주님께서 자신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해결해 주리라 여겼고, 그래서 정치적 야욕이 있는 제자들과 군중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열정적 환호를 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곧 들이닥칠 수난과 죽음에 대한 비애가 기다리고 있던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서 무척 마음이 괴로우셨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 환호에 답하시면서 입성하시는 주님의 고달픈 마음은, 군중을 바라보시며 응답하는 주님의 눈빛은 어떠했을까요?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 그리고 제사장,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열렬히 맞이하는 그 모습에 질투와 시기를 느끼고, 많은 군중을 선동하여 죽이기로 모의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 수많은 군중 속에 내가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시인해야 하고, 나 또한 주님을 열망하며 함께 죽음도 불사하여 지키겠다고 맹세했던 베드로와 같은 사람임을 부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조금 전만 해도 예수님의 입성에 열렬히 환호하며 즐거워했던 모습은 자취를 감춰 버리고, 오히려 예수님을 시기하고 모함하며 그들과 함께 비아냥거리고 오히려 저주하며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면서 날뛰며 선동하는 그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이 아닌가 말입니다.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닥쳐지면, 흔히 말하는 오리발을 내밉니다. 성경에도 오리발을 내민 이들이 많이 소개됩니다, 그 중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강력하게 부인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일으켜, 지금까지 슬픈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인간들을 지극히 사랑하셨습니다.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묵상해 보면, 분명 하나님께서는 구원의 약속에 충실하시고 절대 불변하신 분이시며, 신실하시고 어떠한 유혹이나 환경에도 굽힘 없으심을 배웁니다.

특히 골고다 언덕 십자가 형틀에서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오히려 '나를 위해 울지 말라'고 하시며, 인간들에게서 버림을 당하시면서도 오직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를 선택하신 분입니다. 그 예수님께서 오신 목적과 사명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고난주간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군중과 함께 예수님을 죽이라고 소리치던 모습에서 속히 탈피하여, 수난의 의미를 묵상하며 나 또한 연약한 인간임을 깨닫고, 못된 속성과 부끄러운 모습들을 하나하나 내려놓고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의 입성을 환영하며 환호하던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돌변하여, 가장 잔인한 사형수를 살리고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 했던 그 함성이 지금도 귓전을 따갑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주님을 닮아가겠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봉사와 희생도 일회용이며 형식에 그칩니다. 말로는 청산유수처럼 주님께서 하셨던 일들을 조금이라도 감당하겠다고, 저 군중 속에서 한통속이 되어 소리칩니다. 주님께서 당하신 그 고통은 감히 우리의 입으로 말할 수 없는 참혹한 사건이었습니다. 우리 인류의 죄를 위해, 그리고 나의 죄를 위해 흘리신 그 핏자국은 아직도 붉은 빛으로 물들어, 나의 깊은 심령까지 그 피가 흐르는 것 같이 뜨거워 옴을 느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예수님의 십자기를 묵상하면서 더욱더 주님께 다가가기 위해, 지은 내 죄를 회개하고 주님께서 걸어가신 그 가시밭길을 걸어가며 십자가의 의미를 내 마음속에 깊이 묻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흘리신 피와 눈물과 땀방울을 마음판에 새기어, 오늘도 '낮아져라, 겸손하라, 그리고 이웃을 위해 헌신하라'는 그 음성을 들으며, 고난과 부활의 참뜻을 깊이 아로새기며, 모든 성도가 연합하여 동참하는 그리스도의 참 제자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따사로운 봄기운 속에 나를 발견하며, 새로운 믿음의 변화와 함께 새 역사를 창조하는 주님의 군병들 되시기를 다시 한 번 축복해 봅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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