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네팔
▲네팔에서 진료하는 의료진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 임학) 교직원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해외 의료 나눔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쉽게 의료 혜택을 누리는 대한민국과 달리, 세계에는 여전히 의료로부터 소외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의료 혜택을 나눠 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만이 존재한다. 한국으로 환자를 초청하거나, 한국의 의료진이 직접 현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의료 나눔을 필요로 곳은 워낙 의료 기반 시설이 낙후된 지역이라 현지에서 고난이도 수술을 진행하는 데 많은 무리가 따른다. 이럴 경우 환자를 한국으로 초청한다. 

하지만 환자를 초청하는 프로젝트로는 많은 환자를 보기 어렵다. 반대로 의료진이 직접 현지에서 의료 나눔 활동을 하는 경우 많은 환자를 볼 수 있지만, 현지에 장비가 없어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는 힘들다.

고신대복음병원의 2015년 의료 나눔 사업 시작지는 필리핀이었다. 9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안과팀은 해외 의료 나눔 베테랑이다. 

팀을 전두지휘한 안과 이상준 교수는 올해로 8년째 필리핀 뚜게가라오를 꾸준히 방문해 의료 나눔을 펼치고 있다. 이 교수는 필리핀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내년에도 클리닉을 열 것이냐"는 필리핀 환자의 질문에 "내년에도 올 것이니 너무 실망하지 말고 내년에 오라"고 답했다. 그는 그 대답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매년 뚜게가라오를 찾는다.

고신대복음병원 의료나눔팀이 필리핀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두 눈이 다 안 보이는 백내장 환자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의료팀의 꾸준한 방문으로 두 눈이 불편한 환자가 크게 줄었다. 의료 나눔의 효과는 이처럼 꾸준히 진행될 때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서로 간의 신뢰와 더불어 따뜻한 통계 수치를 남긴다.

백내장 수술에는 인공수정체와 점탄물질 때문에 적지 않은 재료 비용이 든다. 이처럼 치료에 필요한 물품은 고신대복음병원 교직원들이 매달 십시일반 모은 성금과 장기려기념의료선교센터를 통해 지원받는다.

이 교수는 "무엇을 해 주러 오긴 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힐링을 경험하는 것을 방문지에서 매번 배운다"고 말한다.

지난 4일, 네팔 지진 피해지역에서 8일 동안 의료구호활동을 펼치고 온 팀도 있다. 윤영일 원목실장을 비롯해 위장관외과, 산부인과, 호흡기내과 교수진 등 총 22명의 인원이 의료나눔에 나섰다. 

네팔 의료나눔팀은 수도인 카트만두를 거쳐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쯘다부미, 신두팔촉 등 오지마을 3곳을 각각 옮겨다니며 의료 나눔 활동을 펼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네팔에서 고신대복음병원 의료나눔팀은 체류 기간 대략 1,130여명의 환자를 봤다. 산골마을은 마을을 잇는 도로가 따로 없다. 사람이며 물자며 이동할 길이 없어 모든 물자를 걸어서 조달받는다. 이러한 상황에 아픈 사람들은 의료 나눔이 아니면 의료 혜택의 기회조차 없다.

이 밖에도 고신대복음병원에서는 이렇듯 휴가를 반납하고 자비로 떠나는 의료나눔 계획이 앞으로 줄지어 있다. 전국의 수많은 대학 가운데 고신대학교 출신의 의료선교사가 가장 많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관계자는 "장기려 박사님이 한국전쟁 당시 고통받는 부산 시민들을 위해 세운 무료천막진료소가 병원의 모태"라며 "지금도 많은 구성원들이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활발한 의료 나눔 활동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