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엠 대표 이취임식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국내의 국제선교단체 대표가 된 최현미 선교사는 이날 "겸손함과 담대함으로 저와 한국오엠이 예수 그리스도를 땅끝까지 전하는 소명에 충성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지희 기자 

"부족하지만 망설임과 주저함 없이 한국오엠 대표를 맡게 된 것은, 주님의 마음으로, 순종하는 마음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엠 스태프들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교회와 공동체를 통해 곳곳에 전하고 싶습니다."

최현미 한국오엠국제선교회 신임 대표(49)는 3일 은혜샘물교회에서 열린 이·취임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최 선교사는 "주님이 여호수아에게 하신 '강하고 담대하라'는 말씀이 오늘 제 마음에 크게 다가온다"며 "주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주님 앞에 전적으로 드려왔던 지난날처럼, 또 그 걸음을 겸손히 걷고 지역교회와 함께 오엠 공동체에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담대하게 나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성으로서 한국 선교단체에서는 이례적으로, 국내의 국제선교단체에서는 최초로 대표가 된 최현미 선교사는, 작년 6월 이사회를 통해 한국오엠 대표로 선임됐다. 최 선교사는 강한 추진력과 지도력, 원만한 대인관계 등을 인정받아 왔다. 대표 임기는 4년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오엠 이사장 박은조 은혜샘물교회 목사, 국제오엠 총재 로렌스 통 선교사, 최현미 선교사, 한국오엠 전 대표 김수용 선교사가 참여했다. 박은조 목사는 "실제로 제가 아는 주요 선교단체 중 여성 대표는 최현미 선교사가 처음이 아닌가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여성 대통령이 뽑힌 지 여러 해가 지났고, 여성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사회 진출을 하는 것을 보면 새삼스럽지 않다. 오히려 선교단체 여성 대표는 좀 늦게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물론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교회 안팎에 많아 최현미 선교사가 활동하기에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관계중심적이고 섬세하다는 여성의 장점을 살려 효율적으로 사역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렌스 통 총재도 "국제오엠 안에 여성 지도자가 많지는 않지만 여성 부총재가 나오는 등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들이 남성 중심의 선교계에서 또 다른 강점을 발휘하길 소망한다"며 "최 선교사가 단순히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실력도 뛰어나 기대되며, 한국오엠의 사역을 전심으로 돕고 싶다"고 밝혔다.

로렌스 통 선교사 부부는 이·취임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3일 오전 입국해 5일 출국하는 일정으로 방한했다. 국제오엠 총재가 일국의 대표 이·취임식에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국제오엠 본부가 한국오엠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번 이취임식에는 오엠 아시아·태평양 대표 마이크 헤이 선교사 부부도 참여했다.

한국오엠 대표 이취임식
▲3일 한국오엠 정기 이사회 직후 열린 대표 이·취임식 기자회견에 참여한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은조 한국오엠 이사장, 로렌스 통 국제오엠 총재, 신현미 한국오엠 대표, 김수용 한국오엠 직전 대표. ⓒ이지희 기자 

그동안 한국오엠 대표로 섬겨 온 김수용 선교사는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국제 총재님과 한국 이사장님께서 국제오엠과 한국오엠의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아시고 협력해 주셔서, 차기 대표이신 최현미 선교사님이 제가 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잘 챙기실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최 선교사님은 한국오엠이 부족했던 멤버 케어 부분에 탁월한 은사를 가지고 있어, 필드 선교사님들과 공동체를 잠 섬겨 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평안함으로 이임한다"고 말했다. 또 "신임 대표에게 하나님의 히든카드가 있다고 보고, 하나님께서 새 일을 행하실 줄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수용 선교사는 앞서 1998년 2월부터 2003년 2월까지, 2009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총 12년간 두 번에 걸쳐 한국오엠 대표로 활동했다. 김 선교사는 이임 소감으로 "첫 번째 임기를 보내며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법인을 등록하고 재정을 통합하며 실행이사회를 통해 이사 세칙의 좋은 틀을 만드는 등의 징검다리 역할을 이사장님 및 국제오엠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건강한 한국오엠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박은조 목사는 기자회견 말미에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은 새로운 출발을 하는 한국오엠이나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한국오엠을 통해 하시고자 하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 '오엠 자체가 하나님의 일이니 그냥 가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민감하게 받아 한국오엠 전체가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고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돕는 이사회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현미 선교사도 "새삼 다시 두렵고 떨린다"며 "앞서 말한 대로 겸손함과 담대함으로 저와 한국오엠이 예수 그리스도를 땅끝까지 전하는 부르심에 충성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여성적인 면모의 지도력을 많이 기대하시는데, 지금까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일꾼으로서 왔고, 사역지에서도 한 번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과 달리 일해 본 적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아직까지 와 닿지 않지만, 현실에서 그 이상의 것들과 부딪힐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오엠 대표 이취임식
▲3일 은혜샘물교회에서 열린 이·취임식에 앞서 정기 이사회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한국오엠 이사 및 국제오엠 지도자, 선교사, 간사 단체사진. ⓒ이지희 기자

최 선교사는 대학 시절 IVF 내 선교기도모임을 통해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90년 선교한국 대회를 통해 알게 된 한국오엠에 평신도 단기선교사로 지원, 1991년 공산권의 장벽이 막 무너진 루마니아의 개척팀 일원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현지에서 사역하던 중 유럽에 퍼져 있는 무슬림들을 만나며 그들을 향한 마음을 품게 되어 장기선교사로 헌신,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무슬림을 대상으로 사역했다.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는 한국오엠의 인사팀장으로 섬겼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오엠선교회(Operation MobiliZation: 복음의 기동대)는 1957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단기 사역을 중점적으로 진행, 110개국에 3,600여 명의 장단기 선교사를 파송했다. 또 지역교회와 협력하여 목회자, 교사, 일반청년,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사역자를 장단기 선교사역에 동원, 전인적인 선교 훈련 및 사역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오엠은 1975년, 1978년, 1980년 국제복음선교선 '로고스'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1989년 8월 창립됐다. 이어 1992년, 2001년, 2007년 둘로스의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교회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사역해 왔으며, 서울에 본부를 두고 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 지부와 선교훈련원이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3,000여 명의 선교사를 배출하여, 300여 명의 장단기 선교사가 세계 40여 개의 사역지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