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심포지엄
▲개회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상임대표 이종윤 목사)이 '북한 인권 문제와 한국교회의 대응' 심포지엄을 2일 서울 정동제일교회 벧엘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된 심포지엄에서는 '탈북민 지원과 북한 변화를 위한 노력',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의 북한 인권 의식 확산을 위한 노력', '북한 인권 문제와 한국교회의 역할', '각 분과 보고와 종합 토의' 등 4개 세션을 통해 총 10개 분과의 발표가 있었다.

개회예배에서는 '동족을 위한 큰 근심과 고통(롬 9:1-5)'을 제목으로 이종윤 목사(한국기독교학술원장)가 설교했다. 그는 "바울은 본문에서 같은 배를 타고 같은 운명에 처한 동족이 하나님께 버림받는 길로 가는 것에 대한 근심과 고통을 이야기한다"며 "바울은 흔히 말하는 '애국자'가 아니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하나님 손에 있음을 믿고 안 사람으로, 동족에게서 멸시와 천대, 조롱과 핍박과 오해를 받으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만이 구원을 받는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이종윤 목사는 "뿐만 아니라 바울은 동족의 위협과 위험을 수없이 경험했음에도, 그들을 살리기 위해 복음을 전하는 길 외에 다른 길이 없음을 믿고 행동했다"며 "우리도 북한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면서 햇볕정책으로 달래거나 위협과 공갈 앞에서 대결도 해 봤지만, 분명한 것은 '의'가 '평화'보다 앞서 온다는 것(히 7:2)"이라고 언급했다. 

이 목사는 "평화를 위해 하나님을 대적하는 공산당과 야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대적하여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백성을 죽인 전범자 김일성 일당이 사과하고 자기 죄를 회개할 때 대화도 교류도 가능하다"며 "이것을 저는 '복음화된 통일조국 건설'이라 부른다"고 전했다.

그는 "'복음화된 통일조국'은 기독교를 국교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에 기반을 둔 자유·정의·평화통일과 세계 복음화를 이루는 일에 기여하라는 조건부 복"이라며 "'복음화된 통일조국'은 우리의 통일이념이자,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쓰시는 나라라는 믿음과 책임의식을 갖고, 백성들이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시 33:12), 그리고 애국가 가사처럼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를 고백하고 노래하는 나라이다. '복음화된 통일조국'이 가져야 할 보배 중 보배는 무엇보다 복음"이라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바울은 '내 자신이 저주(anathema·천벌)를 받아 지옥에 떨어질지언정 내 백성이 예수 믿고 구원받기를 원하는 사랑에 근거한 애국심을 갖고 있었다"며 "나라에 위기가 닥쳐 오고 죄악의 파도가 몰려 올 때 그 물줄기의 방향을 돌이켜 민족이 타고 있는 배를 구조할 이가 있다면, 한국교회와 그 성도들의 애끓는 기도 뿐이다. 그래서 북핵의 위협 앞에서도 우리는 엎드려 기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바울의 애국심은 소망에 대한 확신에서 출발한다. '소망'은 희망이나 꿈(dream)과 달리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믿고 바라는 것으로, '비전(vision)'이라 할 수 있다"며 "사도 바울이 이스라엘 민족에 대해 약속을 받은 백성으로 믿고 소망을 가졌듯, 우리도 하나님께서 주신 신권을 착취한 그 정권을 물리치시고 '복음화된 통일조국'을 이루실 하나님께 소망을 삼고 기도하자"고 덧붙였다.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심포지엄
▲이종윤 목사.

이종윤 목사는 오후 8분과 '한국교회의 한반도 통일신학을 말한다' 발제를 맡기도 했다. 그는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아니면 '복음화된 통일조국' 건설의 길은 없다"며 "성경 속에서 남·북으로 분열된 이스라엘 역사의 주체가 여호와 하나님이셨듯, 우리 한(韓)민족 역사의 주체 역시 우리나 나 자신, 세계 열강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러므로 한반도 통일을 위한 최우선적 실천 방안은 '민족 복음화' 곧 '신앙의 하나됨'으로,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바알 종교적 공산주의와 세속주의에 대한 배척'"이라며 "'복음화된 통일조국'은 자유와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나라이자, 가증한 우상을 버리고 '진실과 공평과 정의'라는 성경적 가치관 위에 세워진 나라"라고 했다.

그는 "'복음화된 통일조국'은 기독교인 자신들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먼저 자신을 하나님나라와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산 제사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주님 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듯, 먼저 기독교인들이 세상에서 겸손히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사회를 복음화하고, 이를 통해 북한에도 신앙자유의 물결이 일어나 조국이 통일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제에 대해선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가 논찬했다.

서경석 목사(나눔과기쁨 이사장)는 1세션에서 '교회의 북한 동포 직접 돕기 운동'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북한 동포들이 굶어 죽어간다는 소식이 나오기 시작한 1996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창립하고 1년간 1백억 원에 달하는 모금을 해서 옥수수를 보냈는데, 탈북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며 "당시 김정일 정권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었는데 남한 국민들이 식량 지원으로 정권을 살려냈고, 그 식량은 군과 당, 군수공장과 평양 시민들에게만 갔지 정말 굶주린 주민들에게는 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서 목사는 "7년 넘게 북한 돕기에 전념하다 결국 '잘못했다'고 고백하고 탈북동포 돕기 운동으로 전환했다"며 "그러나 통일을 생각한다면 지금도 굶주린 북한 동포들, 특히 어린이들을 더욱 도와야 한다. 그리고 남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도우려 애를 쓰는 모습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이 열리고 감동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롬 12:20)'는 말씀을 따라 무조건 북한 동포를 도와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을 돕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체제 강화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북한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 바로 '직접 돕기'"라며 "두만강·압록강변에서 조선족이나 탈북민, 미주 동포를 통해 국경선에 인접한 군의 고아원과 유치원, 탁아소에 식량을 지원해 그들이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북한 돕기 모금이 죽어버린 이유는 결과적으로 북한 체제를 강화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그렇다면 북한 체제를 강화하지 않으면서 북한을 돕는 길로 가야 하고, 이것은 한국 기독교인들의 의무이다. 한국교회 내에 '직접 돕기' 열풍이 다시 불기를 염원한다"고 전했다. 논찬은 마요한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가 맡았다.

이 외에도 1세션에서는 '탈북민 한국 입국 지원 방안'을 이빌립 목사(통일소망선교회)가, '탈북민 한국 정착 지원 방안'을 강철호 목사(새터교회)가, '북한 변화를 위한 활동 지원 방안'을 김흥광 대표(NK지식인연대)가, 논찬에는 이수봉 목사(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 김범수 사무총장(세이브NK), 이희문 목사(북한자유인권글로벌네트워크)가 각각 나섰다.

2세션에서는 '북한인권과 통일을 위한 교회교육과 청년대학생운동 활성화 방안'을 임창호 교수(고신대), '북한인권 관련 기독교 학자, 신학자, 논객 육성 방안'을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북한인권 기독교운동의 국제협력 강화 방안'을 이정훈 교수(대한민국인권대사)가, 논찬에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와 안명준 교수(평택대), 김상헌 장로(북한인권국제활동가연대)가 나섰으며, 3세션에서는 '북한의 신앙자유와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한 한국교회의 전략'을 정베드로 목사(논찬 김태훈 변호사),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의 과제와 전략'을 서경석 목사(논찬 김일주 교수)가 각각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