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믿음으로 충성하는 (주)한국BL약품 노충환 대표이사

'예수 믿고 복 받는다'는 건 물론, 물질적인 것보다는 영적인 의미가 더 중요하다. 영생을 소유하고 누리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참된 삶을 사는 것이리라. 그러나 처음 교회당 문턱을 넘을 때는 '물질적인 복'이 더 당긴다. 한국비엘약품 대표 노충환 집사(신승교회 출석)가 그랬다.

교회를 다니더니 영업이 잘되는 거래처 사람이 눈에 띄었다. '예수쟁이'들 열심히 욕하던 그가 어느 수요일 밤 슬그머니 교회 문턱을 넘었다. 믿음으로 창업을 했고, 회사는 역경을 넘어 안정된 궤도에 접어들었다. 그는 지금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부분을 선교에 쓴다.

"이미 투자한 거 다 뽑아 먹었기 때문에 회사가 망해도 사실 전 창피할 게 없고, 망하면 하나님만 손해니까, 이 기업은 하나님이 하시고, 난 하나님의 일에 써달라"고 '배짱경영'을 하는 노충환 집사, 처음엔 "나는 끝까지 예수를 안 믿겠다"고 버티던 사람이었다.

장성운 목사(왼쪽)와 노충환 집사(오른쪽).
▲노충환 집사(오른쪽)와 그의 멘토 장성운 목사(왼쪽). 

창업 때 체험한 신기한 일들

"옛날 시골 사람들이 다 그랬듯이, 우리 집도 불교에 샤머니즘이 짬뽕된 집이었죠. 엄마는 성황당 가서 절하고 절에 가서 스님들 공양해드리고 그랬는데, 집이 늘 잘 안됐어요.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고. 그러던 차에 누나가 예수를 믿고 저희 집을 전도한 겁니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버텼다. 어머니가 아버지 제사를 기독교식으로 예배드린다고 하자 혼자서 골프 치러 나가버렸다. 직장에서도 주변에 기독교인이 있으면 "재수 없는 예수쟁이들, 그 꼬라지도 보기 싫다"고 내쳤던 그였다.

"제 거래처 병원 의사 중에 이준상 안수집사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천주교 냉담 신자였는데 어느 날 신승교회를 나가더니 엄청난 축복을 받은 거예요. 하루에 50명 이상 진료본적이 없었는데 교회 다니면서 80명, 100명, 150명을 넘는 거예요. 그걸 하나님 덕분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영업해줬는데요. 그래서 미친 소리 하지 말라고 했죠."

그러나 그게 부러웠다. 교회 가자고 권유하면 자존심 때문에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지만 마음은 조금씩 흔들렸다. 어느 수요일 저녁이었다. 삼일예배에 가는 걸 뻔히 알면서 모른 척 이 집사의 병원을 찾아갔다. 돌아보니 이준상 집사야말로 인간 노충환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한 고마운 사람이었으며, 지금도 신앙의 조언자 역할을 감당해 주고 있다.

못 이기는 척 따라간 삼일예배, 처음엔 뭐가 뭔지 몰랐다. 한 번 두 번 참석하면서, 어느 날 대표기도자의 기도가 귀에 들렸다. 그의 회개가, 그의 뉘우침이, 나의 이야기 같았다. '나도 오늘 저렇게 살았는데...' 공감이 됐다. 구역예배 식구들의 친절에 마음 문이 열렸고, 주일예배에 참석해서 장성운 목사의 말씀을 들으며 신앙이 자랐다.

"그 즈음에 후배와 하던 일을 접고 회사를 창업하는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죠. 장성운 목사님과 상담했더니 목사님께서 '하나님이 허락하셨네'라고 격려해주시더라고요. 그러나 자본금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이자 비싼 사채를 쓸 수도 없고, 너무 힘들었죠."

다시 장성운 목사를 찾아갔다. 장 목사가 물었다. "힘들어요?" "안 힘듭니다." "힘들어요?" "괜찮습니다." "힘들지 않아요?" "... 힘듭니다." 장 목사는 "돕는 자가 많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해 줬다. 기도를 받고 나오면서 좀 더 힘써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기존 거래처들을 돌며 돈을 빌렸다. 하루 만에 자본금이 채워졌다. 정말 기도대로 "돕는 자가 많이 일어나는" 걸 눈으로 보게 되었다. 그날 이후 그는 장성운 목사의 든든한 선교동역자로서 회사를 통해 얻은 수익의 상당부분을 선교에 헌신하고 있다.

"자본금이 마련되니까 이번엔 세무서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불법회사로 의심을 했는지,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겁니다. 그날도 아침에 제 자리 옆에 있는 기도실에서 하나님께 기도했죠. '하나님이 이 기업을 허락하셨으니, 하나님이 인도해주시고, 저는 주의 일에 써 달라'고요. 오늘 허락하지 않으면 제 돈은 8천 만 원 밖에 안 들어갔으니, 접겠다고 기도했죠. 그런데 그날 세무서에서 허락이 났습니다."

신기한 일들은 계속됐다. 회계를 맡아줄 여직원을 구했지만 다들 멀다고 돌아가 버렸다. 그날도 기도실에서 무릎으로 하나님께 간구했다. "오늘 안주시면 여직원 없습니다. 하나님이 경리하세요."

그날 저녁에 면접 온 한 여자 분의 목에 십자가 목걸이가 있었다. 두 시간 넘는 신앙 이야기 끝에, "하나님이 저를 이곳에 보내주신 거라 믿고 월급을 상관하지 않고 일 하겠다"는 답을 얻었다. 사실 그 사람은 신용불량자였다. 이 회사에서 6년 근무하는 동안 그분의 남편까지 다 면책을 받았다. 회사도 안정되게 성장했다.

"교회에서 봉사를 하고 싶어도, 노래를 못하니 찬양대를 할 수 없고, 성경적 지식이 많지 않으니 무슨 교사를 할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자로 운구위원이 없다는 내용이 왔어요. 그건 몸으로 때우면 되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죠."

그러나 쉽지 않았다. "덩치만 컸지 근력은 없는 물살로 가득한" 그는, 게다가 맨 앞에 서서 운구하느라, 고생 꽤나 했다. 그러나 그렇게 봉사하면서 "뭔지 모르게 하나님의 은혜가 잔잔히 임하는 것"을 느꼈다.

"제가 대학교 때에 사진을 좀 찍었습니다. 마침 교회에서 사진 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거금을 들여 카메라와 캠코더 장비 일체를 구입해 교회 행사를 찍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장성운 원로목사님께서 전 세계 곳곳으로 해외 선교 나가셔서 '역사의 종말론'을 전하시는 일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그 후로 거의 일 년에 7-8번은 함께 동행했습니다. 직접 선교 현장에 가서 보니 성령의 역사를 뜨겁게 체험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이 일이 하나님의 주신 소명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간 필리핀, 몽골, 대만, 중국 등 가까운 나라에 목사님과 선교차 동행했습니다. 참 놀라웠던 것은 '종말론' 강의를 듣는 그들의 자세입니다. 특별히 원주민 목회자나 신학생, 성도들까지 경청하는 자세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저분들이 강의를 전부 이해하고 수긍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모자란 내 육신이 갖는 한계에 불과했습니다. 성령님이 역사하니까 눈이 밝아지고 귀가 열리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기적과 이적은 다른 게 아닙니다. 종말론적 신앙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살고자 하는 소망이 그들에게 입력되는 것입니다. 장성운 목사님은 선교지에서 기도해주거나 상담을 해줄 때도 철저하게 성령님의 지도와 인도를 받고 행동하셨습니다."

노 집사는 회사경영에서 얻은 수익을 통해 그 모든 선교 사역의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 몇 년 전에 백석 총회 원로 목회자들이 여럿이 함께 선교 나갈 때에도 그 모든 경비를 다 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해외 선교사들이 들어와 집중 훈련을 받는데, 그 비용도 역시 다 감당하고 있다. 장성운 원로목사님을 모시고 일 년에 수 차례 해외 선교를 나가고, 그 모든 경비를 뒷받침하는 노 사장, 회사가 걱정 안될까? 돈이 아깝지 않을까?

"솔직히 제 돈이라고 하면 못 쓰죠. 아까워서. 그런데 제 것이 아니고 하나님 것이니까요. 제가 가진 건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제 건 없어요.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불어버리면 없어지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제가 들고 있어 봤자 뭐합니까. 하나님께서 쓰게 하시면 저도 좋은 거죠. 그래서 돈 쓰면서 감사해요. 우리 회사요? 처음에 약속했잖아요. 이 회사는 하나님이 하시고, 전 하나님의 일에 쓰시라고요."

'락토디오스 플러스'로 선교

(주)한국BL약품 노충환 대표이사
▲락토디오스.

 

하나님의 쓰임을 더욱 받기 위해 그는 최근 '락토디오스 플러스'라는 제품을 내놨다. 한 캡슐 안에 14종류의 살아있는 혼합 유산균, 즉 100억 마리(식양청 허가)의 식물성 유산균을 담고 있어 하루에 1캡슐(1000억 마리 투입)만 먹으면 온 몸의 건강이 회복되고 지켜지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건강의 핵심인 장을 건강하게 한다. 장의 환경이 나쁘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용이 없고 장에서 면역이 안 좋으면 오히려 나쁜 것들을 빨아들이게 된다. 비만, 혈압, 아토피까지, 다 장의 건강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장을 '제2의 뇌'라고 말한다.

"이 제품이 퀄리티가 아주 좋은데 마진이 많지 않아 시중 약국에서는 잘 안 팔려고 하죠. 그래서 저희가 중간단계 유통마진을 빼고 파는 겁니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 많이 알려져 있어요. 한번 드셔 보신 분들은 반드시 다시 찾기 때문입니다. 이걸 위해 '디오스내츄럴'이라는 건강보조식품 브랜드를 세웠죠. 제가 먹고 사는 건 얼마 들어가지 않아요. 여기서 발생되는 수입을 주의 일에 쓰려고 하는 겁니다."

기자가 노 집사를 찾아간 날은 따뜻한 겨울이 화들짝 놀랄 만큼 영하의 수은주로 뚝 떨어진 날이었다. 따뜻한 회사 사무실을 지나 노 집사의 대표실로 들어가니 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다. 난방도 틀지 않은 쌀쌀한 사무실. 우리는 두터운 겉옷을 벗지 않고 인터뷰했다. 선교를 위해서라면 큰돈도 아끼지 않는 그의 사무실에는 난방이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