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의 발호와 전망, 인남식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 '전 세계 3만여 청년들이 IS에 몰려드는 이유' 분석

새물결아카데미(대표 김요한 목사)가 22일 저녁 '이슬람국가(IS)의 발호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인남식 박사(국립외교원 교수, 미주 연구부장)의 강연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인남식 박사는 "전 세계 15억 무슬림 중 상당수는 IS에 대해 비판적이고, 동조하고 있지 않다. 어느 종교든지 그 중 10%는 근본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다. 상황과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원전, 가장 극단적 경우의 원전을 적용하려고 하는 집단이 근본주의다. 그 가운데 10%가 그 텍스트를 실행에 옮긴다. 즉 실제로 동원될 수 있는 지하디스트를 1,500만 정도로 본다"고 설명했다.

인 박사는 IS의 등장 배경에 대해 △아랍의 봄과 구조적 불안정의 심화 △시리아 내전의 심화 △이라크 종파 분쟁 등을 들었다. IS의 목적은 이슬람 신정 체제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국가를 수립하고 지하드를 병행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이슬람 국가를 실현하는 것이다.

인남식 박사
▲인남식 박사. ⓒ강혜진 기자

 인 박사는 "이들은 2016년 현재, 이슬람교 최초의 칼리프(최고 지도자)가 나온 632년의 국가를 재현한다고 한다. 제가 만약 튀니지의 25세 청년이라고 하자. 튀니지는 실업률이 50%다. 직업을 갖고 있어도 월급이 200달러다. 결혼도 잘 못한다. 정부는 프랑스의 식민주의와 결탁하여 엘리트끼리만 잘 먹고 잘사는 무능하고 부패한 집단이다. 또한 알제리에 살고 있지만 국가에 충성해야 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아부 바크르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이슬람국가를 세웠다. 평범한 아랍 이름인데, 첫번째 칼리프 시대를 열었던 자의 이름이다. 당시 본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할 때의 지역이 바로 지금 이 지역이다. 아부 바크르는 이 지역 젊은이들이 무엇을 꿈꾸는지를 명확하게 안다"고 했다.

인 박사는 "자신들이 발 디디고 있는 땅보다 더 희망이 있어 보이고, 정통성 있어 보이고, 월급도 더 주고, 십자군과 싸우다 죽으면 천국에 가며 그곳에 72명의 아내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내세를 안 믿는다고 해도, '이 부패하고 부정한 나라에서 왜 살아야 하는가' 고민이 있는 이들이 계속 IS에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IS는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단일 위계 조직으로, 그 아래 4명의 카운슬(Council)을 두고 있다. 꾸란의 초기 이슬람 공동체 모델을 그대로 정부로 가지고 왔다. 각 카운슬마다 이라크 국가를 경영했던 수많은 군인·경찰·관료들이 포진돼 있다. 3만 명 중 20% 정도가 샤히드라는 자살 테러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는데, 약 6천 명 정도다. 6천 명의 '걸어다니는 자살 테러리스트'들을 양산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의 이념은 탁피리즘으로, 이는 비무슬림들을 무조건 배척해야 한다는 수니파 근본주의다. 살라피즘 운동의 과격 분파로도 분류되며, 폭력 행위를 정당한 정치·종교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인정한다.

또한 뉴미디어를 통한 심리전을 전개하고, 효과적인 온라인 선전 전략을 통해 공포심을 확산시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지휘와 통제를 하고, 해외에서 자생하는 지하디스트들을 흡수한다. 인 박사는 현재 194개 유엔 회원국의 과반수인 102개 나라에서 3만 명 이상 IS 대원이 충원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최근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의 거점을 옮기기 시작했다. 약 3천 명 정도가 리비아로 건너갔다. 리비아·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국가에서는 정부 공권력이 작동되지 않는다. IS가 위축 국면으로 들어갈수록, 이들은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기 위해 이 같이 외부에서 테러를 전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소프트 타겟(Soft target)이라고 해서 축구장·극장·식당 등에서 테러를 벌이고 있다. 소위 테러 확산 국면으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버틸 수 있을 정도의 내구성을 확보하고 점점 밖으로 테러를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 박사는 마지막으로 "아랍 청년들의 박탈감, 삶의 피폐함과 구조적인 모순이 끊이지 않는 한, 알카에다보다 훨씬 정제되고 매력적인 제3·4의 IS가 나올 것이다. 이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절대 '무슬림들은 들어오면 안 돼'라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미국 애국법에 의해 계속 차별을 당했던 이들에게서 반미 감정이 계속 높아진 것처럼, 서구가 여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구조적·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으며, 정통성을 갖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해소되지 않으면, 계속될 수밖에 없는 묵시록적인 싸움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