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중부 지방에 가뭄이 오래 이어지고 호수나 강도 밑바닥을 드러내 보이며 쩍쩍 갈라진 장면을 뉴스로 보면서, 비가 충분히 오길 기도했다. 그리고 모처럼 며칠 전 비가 내려 대지가 촉촉이 젖었다. 비가 내리니 모든 집들과 강물과 호수는 슬픔에 잠기기 시작한다. 이 슬픔은 비의 눈물이 되어 황사와 미세먼지, 우리 내면에서 서걱거리는 모래알까지 씻어내기 시작한다.

오래 전 영화 <파리넬리>에서 들었던 “울게 하소서(Izzy Cooper Ascolta Lascia Ch’lo Pianga)”를 다시 들으며, 애절한 주인공의 음색 속에 스며들어 있는 깊은 슬픔을 내 안에서도 끌어 올린다. 주인공은 그 노래에 자신의 처절한 삶에서 불러 온 슬픔을 넘치도록 흘려 넣어, 승화시키듯 온 몸과 영혼을 다해 부르며 듣는 이들을 전율케 했다.

그의 노래는 간절한 기도문처럼 마음과 영혼을 적시며 흐른다. 그리고 매우 치유적이다. 슬픔을 슬픔으로 치유하는 비밀이 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그 당시 사람들이 미치도록 좋아했던 미성을 만들기 위해, 어릴 때 자신의 형에 의해 거세당한 채 더 이상 남자로서의 삶을 상실해 버린 한 사람의 고뇌와 슬픔을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극한의 예술을 즐기기 위하여 남자를 희생하도록 했던 그 시대의 문화가 얼마나 사악하고 충격적인가? 아름다운 노래를 즐기기 위해 참혹한 희생을 강요하던 시대. 음악은 인간의 삶에 풍요롭고 아름답게 흘러 위로와 치유를 선사한다. 그러나 반면에 그 음악을 위해 참혹한 범죄를 죄로 인식하지 못하던 인간 행위는 너무나 역설적이다.

나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되어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누군가의 아픔 때문에 울 때마다 내 남은 슬픔도 같이 흘려 버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치유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슬픔을 깊이 숨겨 놓고 대신 짜증과 분노에 찬 표정을 지으며 상처를 주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슬픔을 숨기고 감추면, 그 슬픔은 눈물로 흘러내려 치유되지 못하고 불안이나 분노가 된다. 

수시로 짜증이 올라오고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힌다면, 당신의 깊은 내면을 하나씩 헤집어 슬픔을 건져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슬픔을 느끼며 눈물로 흘려 보내야 한다. 그리고 파리넬리의 주인공처럼 기도해 보자. 노래를 따라 불러도 되지만, 아무나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쉬운 노래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시처럼 낭송해도 된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다 보면 눈물로 씻어내지 못한 슬픔이 휴화산 같던 마음의 분화구를 밀어 올리며 여러 가지 색깔의 눈물로 흘러나와 당신을 치유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치유를 위해서 눈물을 주신 것이다. 아니라면 왜 슬플 때 저절로 눈물이 나겠는가. 눈물이 강력한 약이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지금도 우리 주님은 인간의 고통스러운 감정 속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신은 멀리 계신 것이 아니다. 나의 영혼과 온 몸에, 세포마다, 혈액마다 성령으로 임재해 계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눈물을 흘릴 때 그분도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지 못하여 돌덩이처럼 딱딱해지고 차가워지고 오만과 아집에 사로잡혀 있다면, 서둘러 깨닫고 눈물을 흘려 보내, 메마르고 갈라진 대지가 해갈의 단비에 젖듯 젖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인간성은 상실되고 비인간적인 죄악으로 타인을 해치게 된다. 모든 것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되며, 타인에게 불안을 주고 미성숙한 폭력을 드러내게 된다.  

눈물을 흘려, 딱딱해진 마음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도록 치유를 이루자. 그래야 이 세상에 오신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울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자.

자, 이제 <파리넬리>의 ‘울게 하소서’를 낭송할 시간이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깊은 슬픔이 치유되길 간절히 기도하며…….

울게 하소서

슬픔이 넘쳐 흘러 눈물이 되어
내 맘의 아픔을 다 씻게 하소서
이 어두움을 밝혀 주소서
영원토록

슬픔이 넘쳐 흘러 눈물이 되어
내 맘의 아픔을 다 씻게 하소서
북받쳐 오르는 눈물이 넘쳐 내리어
내 맘의 아픔을 잊게 하옵소서
고통의 굴레를 벗기소서

슬픔이 넘쳐 흘러 눈물이 되어
내 맘의 아픔을 다 씻게 하소서
이 어두움을 밝혀주소서
영원토록

슬픔이 넘쳐 흘러 눈물이 되어
내 맘의 아픔을 다 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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