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윤동주 시인 제70주기 추모식이 진행되고 있다. ⓒ하석수 기자
▲윤동주의 연희전문학교 졸업사진.

시인 윤동주의 제70주기 추모식이 16일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개최됐다. 윤동주 시인은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출신이다.

이날 추모식은 1부 추모헌화, 2부 70주기 추모식, 3부 제3회 ‘윤동주 시인을 기리며: 시·산문 창작대회’ 시상식, 4부 70주기 추모공연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윤동주를 기리는 ‘시문학상’, ‘시암송대회’, ‘시작곡대회’ 등 여러 대회의 수상자들과 ‘오페라 윤동주’의 작곡가가 참여해, 고인의 시를 새로운 목소리와 음악을 통해 전했다.

추모사를 전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윤동주 시인이 하늘로 떠난 지 벌써 일흔 해가 지났다. 그토록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어떤 말로 윤동주 시인의 넋을 기리고 그 뜻을 받들어야 할지 우리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며 “그의 순수하고 고결한 영혼을 온전히 담아낸 시 작품만이 그의 정신과 영혼을 되새겨 준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우리는 다시 ‘서시’를 꺼내 읽을 수밖에 없다”며 “시인의 경건하고도 치열한 정신과 마주하기에는 우리의 언어가 너무도 무력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헌정편지를 바친 국어국문학과 1학년 박동성 학생은 “암울한 시기였던 일제강점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옥 같은 시들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는 무사히 발간되어 많은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시집이 됐다”고 했다.

고인의 조카인 윤인석 씨는 유족 대표로 나서 “저희가 가지고 있던 유품을 모두 연세대학교에 기증했는데, 이제는 연세대가 윤동주 정신을 이어가는 기지라고 생각한다. 유품이 그분이 그렇게도 원하셨던 사랑과 평화의 세계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동주 시인은 일제강점기에 짧게 살다 간 젊은 시인으로,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사색하고, 일제의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고민한 철인이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서시(序詩),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