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40분 떨어진, 경기도 광주의 진새골 ‘사랑의 집’은 울창한 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가정 훈련 전문 세미나하우스로, 가정의 의미와 행복을 발견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다.

8만평의 대지 위에 숙소, 청소년수련관, 교회, 미술관, 카페 등 9개의 건물이 있으며, 넓은 잔디밭과 아름다운 산책로, 숲과 하늘만 보이는 시원한 정경은 방문자들의 마음에 평안을 준다.

▲진새골 사랑의 집 이사장 주수일 장로(온누리교회).

진새골 ‘사랑의 집’ 이사장 주수일 장로(온누리교회)는 25년 전부터 가정문화사역에 앞장서왔다. 그에게 가정이란, “인간이 태어나고 자라고 행복을 누리다가 임종까지 맞이하게 되는 삶의 요람이지만, 공기처럼 가까이에 있어 오히려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기 쉬운 존재”라고 한다.

그는 가정이 무너지면 행복한 삶이 무너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 등을 얻으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지만, 이것들은 결국 가정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종교적 열성보다는 성숙한 인격으로 가정 일으켜야”

▲업그레이드 부부학교 교육 과정의 하나인 결혼식 모습.

주수일 장로는 청년 시절 대학 내 CCC 회장으로 열심히 섬겼었다. 기도모임을 매번 그의 가정에서 가졌는데, 그는 민족과 세계를 가슴에 품으며 눈물과 열정으로 이끌어갔지만, 아내는 2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등 뒷바라지를 해야 했다. 주 장로는 힘들다고 하는 아내에게 “지금 민족복음화·세계복음화를 위해 하는 뒷바라지가 힘들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되려 야단을 쳤다.

그런데 한번은 그가 “민족을 사랑합니다. 세계를 우리에게 주세요”라고 울면서 기도하고 강단에서 내려왔는데, 아내가 그에게 “당신이 민족을 사랑해? 당신이 사랑이 뭔지 알아? 마누라 하나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위선 좀 그만 떨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곰곰이 생각한 뒤,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민족과 세계를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구나”라고 느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민족과 세계를 사랑하는 건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사람들을 섬기느라 일하고, 화가 나도 참는 것을 평생 해야 한다. 그러니 차라리 민족복음화를 외치는 게 더 쉽지 않나. 그래서 다 포기하고 종교적인 열성으로 빠지는 것 아닌가 생각해 봤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신앙이 깊어지면 가는 길이 두 가지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종교적인 열성으로 가는 것, 아니면 인격적으로 성숙해져 자신의 일도 성실히 하면서 이웃에게 헌신과 봉사하는 것이다.

주 장로는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 흔히 종교적 열성은 내지만, 가정을 돌보는 데에는 너무 부족하다”며 “그런 생각을 가진 후 신앙생활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결심을 했고, 그래서 25년 전 가정사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 후 그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엡 5:22)는 말씀대로 여자가 남자에게 복종하는 것만 생각했지만. 이후에는 남편이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는 것 같이 하여 십자가에 못 박아 죽어야 함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성질을 죽이고 자아와 이기심을 죽이면서 ‘내가 죽어야 우리가 산다’를 몸소 실천하면서 가르치니 부부관계가 놀랍게 달라졌다”며 “이혼하는 사람들 모두 성격차다, 잘못된 만남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잘못 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회 내 가까운 성도와 집사들 대여섯 가정을 모아서 가르치기 시작하던 것이, 1988년 3월 1일에는 30명의 부부를 모아 <새생활 가정세미나> 1기를 개강하게 됐고, 지금까지 507기로 이어졌다.

“업그레이드 부부학교로 ‘수준 높은 행복’ 누리는 가정 되길”

현재 진새골 ‘사랑의 집’은 4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업그레이드 부부학교>를 개최,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간을 가진다. <업그레이드 부부학교>는 25년간 진행해 2만 이상의 가정에게 풍성한 삶을 만들어준 <새생활 가정세미나>를 업그레이드시켜 부부학교로 개편한 프로그램이다.

▲주수일 장로가 스리랑카 아웃리치 <업그레이드 부부학교> 당시 현지 주민들을 섬겼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동 학교는 우리에게 단 한 번 주어진 삶과 단 하나 주어진 가정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고, 그 안에 감추어진 행복의 비밀을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강사에는 주 장로를 비롯해 오은진 권사, 강미향 목사(두란노사모대학), 이병준 목사(생생패밀리), 신종곤 목사(가정사역원), 이승준 목사 등이며, 강의는 1회기 「나와 배우자의 성격을 알아보자」, 2회기 「가정제도의 목적과 원리」와 「남편과 아내의 역할」, 3회기 「하나됨의 비밀」과 「가정제도의 목적과 원리」와 「남편과 아내의 역할」, 4회기 「남녀의 차이」와 「내적치유」, 5회기 「밝은 자아상」과 「홈빌더」와 「혼인서약 갱신」 등으로 구성됐다.

동 학교를 수료한 후에도 1~2주에 한 번씩 순별로 ‘홈빌더’ 모임을 갖는데, 이 모임은 지역별로 조를 구성해 CCC본부에서 발간한 「아름다운 가정만들기: 홈빌더」시리즈를 공부한다. 이는 동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데이트를 통해 부부와 가정의 소통 문화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자식을 시집·장가보내고 오직 부부 둘이서 남은 반평생을 살아야 하는 100세 장수시대, 부부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식과 관심 및 노력이 요구된다.

주수일 장로는 “부부관계는 금슬 회복 차원이 아니라 삶의 가치관을 함께하는, 비전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비전은 하나님이 부부 각자에게 바라시는 절대적인 뜻이며, 부부는 반드시 그 뜻 가운데 존재하며 함께 바라보고 남은 생을 살 것을 강조했다.

<업그레이드 부부학교>를 진행하는 주수일 장로는 세상의 부부들에게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수준 높은 행복을 누려라. 행복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장수시대를 맞이해 부부생활도 리모델링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해 보자”고 전했다.